옥선화 생활대 교수·소비자아동학부

가족생활은 누구나 선택하는 삶의 양식이며 안정적인 사회의 기본적 구성단위라는 생각은 최근 가족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로 수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낮아진 출산율과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 만혼의 경향과 더불어 치솟고 있는 이혼율, 독신가구의 증가현상 등 가족과 관련되는 각종 통계발표는 더 이상 가족이 한 가지 모습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정부는 가족문제가 개별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정책의 주요 과제임을 인식하였고, 이와 관련해 지난해 6월 여성가족부가 출범하였다. 여성가족부는 기존의 여성부가 수행하던 기능 외에 통합적 가족정책을 수립하고 각 부처의 가족정책을 수립·조정·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가족정책 전담부서다. 최근 가족구조와 역할이 변화하고 가족해체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예방하고 새롭게 형성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가족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관장한다. 이와 같이 가족정책을 수립·조정·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여성가족부에서는 금년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의 사회통합을 위한 지원대책을 확정하였고,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에 대한 각종 정책개발을 위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1990년부터 2005년 사이에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은 15만9942명이라고 한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미루어 볼 때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리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고, 국제결혼과 혼혈인에 대한 시각이 성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대책은 중요한 업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범정부적인 가족정책에서는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을 위한 정책과 같은 특정집단에 대한 지원책 구축과 동시에 우리 주변의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심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어른이 되면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리라는 기대가 변하여 이제는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되고 있으며, 결혼한 이들이 자연스럽게 맞이하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부모됨이라는 생애 전이 경험들이 신중한 선택의 문제로 등장하고, 많은 기혼부부가, 특히 기혼여성들이 취업과 출산 중에서 취업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마침내 부부가 아기를 한 명 정도 낳는 수준에 이르러 국가차원의 생산 및 부양문제에 대한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되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기혼부부가 출산이나 자녀가치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아닌 듯하다. 한편으로 노년기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없는 삶은 우리들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우리는 왜 인간이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자녀를 낳아 키우는 보람이나 장수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 이와 관련된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계 시점에 와 있다. 다양한 가족문제의 근본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가족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다양한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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