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연 지음, 문이당, 9천원, 284쪽

지난 2003년 단편소설 「야간 비행」으로 등단한 저자의 첫 창작집. 「스끼다시 내인생」, 「팬터마임 여름」 등 10편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돼 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듯 살아온 나와 지누 그리고 고시생의 삶은 그야말로 ‘스끼다시 인생’이다. 그들은 억압적인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가정과 학교라는 틀을 뛰쳐나와 방황한다. 하지만 지누가 길거리캐스팅된 후 이에 자극받은 고시생은 고시공부에 전념하고, 나는 평소 몰래 좋아하던 형수를 향해 달려간다. (「스끼다시 내인생」)

바람피우다 들통난 아빠와 로또에 미친 오빠, 그리고 징징대는 친구에게 짜증이 난 채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하는 「바나나펀」의 주인공 이지니, 학교도 가지 않고 자기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에 글만 써대는 「팬터마임 여름」의 기호 등 소설의 주인공들은 방황하는 우리네 청소년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욕설 섞인 비문들로 가득하지만 젊은이들의 일상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친근하고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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