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강신청 전쟁’ 시작 5분이 승리의 관건!=수강신청 첫 날, 중앙전산원팀(중전팀)은 새벽 4시에 출근한다. 수강신청은 한마디로 전쟁이다. 서버에 접속하려는 벌떼 같은 학생들도 인기과목 선점을 위해 전쟁을 치르지만, 그 학생들을 안전(?)하게 서버에 접속시켜야 하는 중전팀에게도 수강신청은 전쟁이다. 이른 새벽, 중전팀은 단체로 김밥을 시켜먹은 뒤 회의를 열어 전쟁에 대비한 전략전술을 의논한다.


수강신청 시작 시각인 오전 7시가 다가오면 전산원 내 다섯팀(전자행정팀, 캠퍼스망(網)팀, 시스템팀, 상담팀, 보안관제센터)의 모든 팀원들이 중앙 상황관제실에 모인다. 각 팀에는 역할이 있다. 예를 들어 전자행정팀은 수강신청 프로그램 제작과 관리를 맡는다. 시스템팀은 수강데이터 백업과 시스템 안정화를 담당하고, 보안관제센터는 네트워크 상의 불법 접근을 막는다. 팀원들은 중전 서버를 한눈에 보여주는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서버 상태를 진단한다.


58초, 59초, 땡! 드디어 7시다. 전체 수강신청자는 약 3만2천~3천명 정도. 홀짝제를 시행해도 1만6천명 정도가 중전 서버에 접속을 시도한다. 시작한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각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다. 비상사태다. “야! 저 서버 과부하야!”, “이건 어떡할거야!” 서로 소리를 지르며 각 부서가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몇 분 후, 최고치에 달했던 서버 접속률이 드디어 안정을 찾아간다. 비록 10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중전팀은 완전히 진이 빠진다. 전자행정팀 전산주사 이붕씨는 “이 10분만큼은 서버에 고속도로라도 깔고 싶은 심정”이라며 수강신청의 급박한 상황을 설명한다. 태풍이 지나간 듯한 10분이 흐르고 나면 그제서야 중전팀은 평온을 되찾는다.


◆ 이렇게 노력하는데, 속상합니다=이번 계절학기 수강신청 때 서버가 다운됐던 원인을 묻자 이붕씨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는 “학교 전체 전산망을 구성하고 있는 네트워크들 사이에 생긴 문제가 서버 다운의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많은 기술자들이 서버 다운 문제에 달라붙었지만 한 네트워크의 조그만 문제가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았을 뿐 원인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그는 “서버가 다운된 와중에도 열심히 노력한 결과 학생들이 저장한 수강 데이터를 하나도 잃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전자행정팀 전산주사보 배현아 씨는 수강신청에 관한 학생들의 여러 불만에 “학생들의 편리함과 서버의 안정성은 서로 반비례한다”고 답한다.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학생들의 편리성만 고려하다 보면 학내 서버가 더 많은 부담을 안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검색기능을 추가해 수강편람 검색을 더 편하게 만들면 그로 인해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접속이 더 어려워진다. 배현아씨는 “보다 편리한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위해 항상 연구하면서도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학생들의 민원이 답답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 2학기 수강신청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아무리 최신서버라도 만 명이 넘는 학생들의 동시 접속 공격(?)은 당해낼 수 없다. 또 중앙전산원뿐만 아니라 학내 모든 전산시스템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한 시스템의 작은 오류가 전체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안정적인 수강신청 지원을 위해 중전팀은 이미 한 달 전부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각 서버를 점검하고, 보다 편리한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등 정신없이 바쁘다. 시스템팀 전산주사보 박현숙씨는 “수강신청이 다가오면 야식을 먹으며 밤샘 작업을 하기 때문에 살이 붙는다”며 웃었다. 그들에게 수강신청은 정말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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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학생들 꼭 있어요! 중앙전산원이 뽑은 황당한 학생 BEST 3

3위. 수강신청 프로그램 창을 10개쯤 띄워놓고 동시에 10번의 로그인을 시도하는 학생
2위. 수강신청 당일 자신의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중앙전산원에 전화하는 학생
1위. 가상 수강신청 날에 신중하게 신청한 뒤 정작 진짜 수강신청은 하지 않아 중앙전산원에 전화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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