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핌의 사랑' 호스피스 운동 선구자

“간호학은 남을 배려하는 학문입니다.”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이소우 교수가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반기며 건네는 한마디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호스피스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한 인물이다. 지난 1973년부터 미국 보스턴에서 간호학을 공부하다가 세미나 때 호스피스에 관한 책을 읽게 된 것을 계기로 1975년 귀국하자마자 ‘임종 강의’라는 이름의 수업을 시작했다는 이 교수. 그는 “보살핌의 사랑이 죽음을 앞둔 사람의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간호대 독립을 이룬 주역이기도 하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간호학과장으로 일하는 동안 간호대 독립을 위해 노력했다. 이 교수는 “미국사회는 이미 간호학을 독립학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지만 당시 의대 쪽의 반대가 심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간호학의 핵심요소인 ‘돌봄’을 강조했다. 그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간호학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없다”며 간호학의 핵심인 정성어린 보살핌과 배려는 이성이 아닌 따뜻한 감성의 힘에서 비롯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아기를 돌볼 때 우리는 아기가 넘어지지 않게 눈을 떼지 않고 주의를 기울인다”며 “이처럼 환자는 자신의 마음대로 자유로이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퇴임도 인생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면 그리 흥분되거나 슬프지 않다”며 담담하게 말하는 이소우 교수는 퇴임 후 일본 오이타(大分) 현립 간호대학 교수로 초빙돼 연구활동과 교육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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