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의 혼령이 팥쥐의 시체로 젓갈을 담아 그 항아리를 팥쥐의 어미에게 보냈다”

구전되던 '콩쥐팥쥐전’이 1919년에 처음 소설로 씌어진 『대서두서』의 마지막 부분이다. 지금 중앙도서관에 가면 이 희귀한 『콩쥐팥쥐』를 볼 수 있다.

지난달 8일(화)부터 중앙도서관(중도) 4층 특설 전시실에서 ‘서울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도서전시회(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예수회 신부들의 중국탐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회화론』 등의 희귀도서가 전시돼 언론과 관람객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전시하는 대부분의 희귀본은 독일이 세계 제1차대전에서 패한 후 일본에게 보상금으로 준 것으로 경성제국대학이 보관하다 1945년 일본이 한국을 떠나면서 서울대에 남게 됐다. 또 국보·보물로 지정된 전시 도서는 1960∼70년대 국내외 학자들이 기증한 고문서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에 발행한 책과 잡지 창간호, 시대별 출판금지(판금) 도서들이 전시돼 우리나라의 과거를 망라해 볼 수 있다. 교사용 책 『국사지리』와 같이 총독부에서 발행한 책을 통해 일본의 교활한 식민 정책을 엿볼 수 있고 『폐허』 등 잡지 창간호를 보며 당시 지식인들의 움직임도 알 수 있다. 또 지배 권력이 판금도서로 지정했던 책을 통해 당시의 체제와 사회질서를 다른 각도로 이해할 수 있다. 『타는 목마름으로』, 『해방 전후사의 인식』 등 1980년대에 판금도서였던 책들은 지금은 해금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도서에는 색다른 청구기호가 붙어있다. 귀중자료로 인정되는 도서에는 ‘귀(貴)’자가 붙어있고 ‘개인문고코너’의 기증자료에는 ‘일사’, ‘가람’, ‘심악’ 등 기증자의 호가 씌어 있다. 또 경성제국대학에서 보관했던 책에는 ‘경’ 이란 기호가 붙었다. 이 책들은 전시기간에 변형되지 않도록 매일 저녁 6층 고문헌 자료실로 모두 옮겨진다. 국보·보물은 격주로만 전시된다.

고문헌 자료실에는 이번 전시 도서 외에도 총 40만 권 정도의 책이 보관돼 있다. 또 그 안에는 열람할 수 없는 650여 권의 국보나 보물을 보관하는 귀중본 서고가 따로 있다. 이곳에 보관된 귀중도서는 도서관장을 포함한 전문가 12명으로 이루어진 귀중도서위원회에서 지정한 책들이다. 고문헌 자료실은 올해 초 항온항습 시스템과 보존력이 좋은 오동나무 책장을 완비하는 등 고문헌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문헌 자료실은 대출은 불가능하지만 신청서에 청구기호, 서명, 인적사항을 기재해 신분증과 함께 담당사서에게 제시하면 자료를 열람하거나 일부를 복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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