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외이사제도처럼 로비용으로 이용될 것" 우려

이번에 새롭게 발족한 평의원회 구성원 중 학외 인사가 사회의 고위 인사들에 편중된 점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이번 평의원회의 위상이 지난 8월 학칙 개정과 함께 심의 기능뿐 아니라 의결 기능까지 포함돼 학내 운영에 영향을 끼치는 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정된 ‘서울대 운영체제 개선안’을 보면 ‘평의원회 학외 인사는 전체 평의원 수의 1/4 내에서 총장이 위촉하는 사회 저명인사’로 규정돼 있다. 이번 학외 인사 평의원회 구성에 대해 최갑수 교수(서양사학과)는 “관악구청장이 평의원이면 지역 시민 단체 구성원도 평의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며 “학생 대표 마저 빠진 불균형적 구성”이라고 꼬집었다. 조흥식 교수(사회복지학과) 역시 “평의원회에 공공성을 띤 시민?사회 단체 역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외인사 선정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사회대의 한 학생은 “평의원회가 학외인사를 추천해 이를 검증하는 단계를 공개한 후 총장이 임명하는 절차가 있어야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려는 취지에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경렬 총학생회장(응용화학부98)도 “다양한 구성원이 평의원회를 구성해야 하고 ‘사회적 저명인사’라는 모호한 잣대를 적용하면 앞으로도 이런 식의 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대가 개혁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공개적으로 학외 인사 평의원을 선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문대의 한 교수는 “학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외 인사를 평의원으로 뽑게 되는 구조에서는 학내 사안을 제대로 모른 채 본부의 자료나 여론에 영합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는 부총장과 단과대(college) 대표, 교수 대표, 교직원, 학생 대표들이 대학의 최고 집행기관인 평의회(Council)을 구성해 대학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공대의 한 교수는 “서울대의 발전 방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우선 순위로 학외인사 평의원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대의 한 교수 역시 “지난 평의원회의 위상 및 활동보다는 발전된 상태고 처음인 만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갑수 교수는 “평의원회 개정 움직임이 일 당시에 제기됐던, 서울대 운영이 교육부에 종속돼 있는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평의원회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8기 평의원회 학외인사 명단

김희철: 관악구청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변양균: 기획예산처 차관
서범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윤영탁: 국회의원,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윤종용: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명박: 서울시장
이호왕: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이희상: 한국제분 회장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 총동창회장
임희택: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장명수: 한국일보사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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