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야 할 논문도 많고 전공 공부도 벅찬 대학원생들. 그래서 대학원생은 교양서보다는 심도있는 전공 관련 서적을 주로 읽게 된다. 


◆서양고전학협동과정 키케로학회=지난 2004년부터 허승일 명예교수(역사교육과)를 중심으로 모인 키케로학회는 키케로의 저서들을 읽고 토론한다. 허 교수는 “키케로는 정치가이자 수사학의 대가이며 라틴산문의 완성자로 불리는 인물로 고대 서양의 문학·역사·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서양고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임에도 한국에서는 키케로 연구가 미미해 학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학회에는 대학원생 4명을 비롯해 교수와 강사, 총 8명이 참여하고 있다. 키케로학회는 매주 한 번씩 모여 2~3시간씩 책을 읽는다. 학생들은 고전을 읽고 해석한 뒤 본문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조사한다. 서양고전학 강사는 학생들의 해석이나 문법을 바로잡아 준다. 역사교육과 소속인 두 교수는 책에 나타난 역사적인 사실을 해석·설명한다. 이선주씨(서양고전학 협동과정·석사수료)는 “정규수업시간에는 원전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모임은 각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책의 내용을 올바르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케로학회는 서양고전학 협동과정 학생이 아니라도 키케로에 대해 관심있고 라틴어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춘 학생이라면 언제든 환영한다. 학회에 참여하고 싶다면 연구실 7동 436호에 찾아가면 된다.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의 책 읽는 모임들=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는 논문을 주로 읽는 저널클럽 외에 학생들이 스스로 고른 책을 읽고 토론하는 세미나 모임이 여럿 있다.

학기 중에는 학과 공부로 바쁘기 때문에 세미나는 방학동안 이뤄진다. 세미나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책을 읽기도 하지만 전공 관련없이 학생들이 관심 갖는 책을 읽기도 한다. 또 전공자 외에 학부생, 타대생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지난 방학에는 쿤(Thomas Kuhn), 해킹(Ian Hacking)과 같은 저명한 과학철학자들의 철학사상을 탐구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쿤의『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해킹의 『Representing and Intervening』을 읽고 토론했다. 비전공자로 쿤 세미나에 참여했던 황인욱씨(전기·컴퓨터공학부·석사과정)는 “늘 과학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분야라 접근하기 힘들었다”며 “모임을 통해 과학철학 전공자들의 시야에서 쿤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버마스 책읽기 모임처럼 학생들이 관심있는 주제를 정해 진행하는 세미나도 있다. 하버마스 책읽기 모임에서 『의사소통행위이론』,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읽은 오철우씨(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박사과정)는 “서양과학사를 사회학자인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에 비추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천현득씨(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박사과정)는 “이공계 학생은 실험·논문읽기와 독서를 병행하기 힘들어 다양한 관심 분야의 책을 읽기 어렵다”고 토로한 뒤, “과학사 및 과학철학협동과정은 인문·자연 분야가 만나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세미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 참여하고 싶다면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홈페이지 게시판(http://phps.snu.ac.kr)에서 세미나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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