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임스 조이스(James A. Joyce)학회의 『율리시스』 독회=1979년 창설된 한국 제임스 조이스 학회는 ‘의식의 흐름’이란 묘사 방법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문학을 연구하는 학회다. 이 학회는 2001년부터 서울대에서 매달 한 번씩 호머의 동명 서사시를 원작으로 한 소설 『율리시스』 독회를 열고 있다. 독회에는 김길중 교수(영어교육과), 유두선 교수(영어영문학과), 이태수 교수(철학과) 등 10여명의 교수가 참석한다.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성향이 잘 드러나 있는 『율리시스』는 난해하고 함축적인 표현으로 유명하다. 학회에서 5년째 책을 읽고 있지만 아직도 책의 절반이 남았다. 김길중 교수는 『율리시스』에 대해 “난해하지만 그 속에 사회와 역사의 단면이 함축돼있어 대단히 흥미로운 작품”이라며 “작품을 읽을 때마다 골동품을 캐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독회는 보통 10여명의 참석자들이 매회 정해진 분량을 읽고 이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각자의 견해를 밝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작품에 묘사된 음악이나 효과음을 대사와 함께 녹음한 음성자료를 활용하기도 한다. 독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종길 교수(세종대 영어영문학과)는 “조이스 문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어려운 대목에 대한 생각을 주고 받는 작업이 『율리시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혼자 읽을 때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작품의 새로운 면을 조명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 언어교육원에서 열리는 이 독회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도 참관할 수 있다.

◆두보 시 역해 모임=매주 화요일 ‘두시 반’이면 이영주 교수(중어중문학과)의 연구실에 7명의 교수가 모인다. 두시(杜詩)를 읽기 때문에 두시 반에 모인다는 이들은 ‘두시간’정도 두보의 시를 역해한다.
영주 교수, 이석형 교수(중앙대 중국어과) 등 총 5명의 교수가 1994년 시작한 두시 역해 모임에는 현재 강릉, 천안에서 서울대까지 찾아오는 김만원 교수(강릉대 중어중문학과)와 박홍준 교수(천안대 중국어학과)를 비롯해 총 7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대학원 출신이다.

조선 중기에 간행된 『두시언해』는 시기상 중국 청나라에서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반영할 수 없어 오역의 소지가 있다. 그래서 이 모임은 중국 청나라의 구조오가 풀이한 『두시상주』를 주 텍스트로 다룬다. 이영주 교수는 “모임에서 두시를 풀이할 때 많은 역해서와 주석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참고함으로써 두시를 해석하는 여러 통로를 열어두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시 역해 모임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세 권의 두보 시 역해서를 출간했다. 지금은 네 번째 책이 출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지금은 사라졌지만 학내에 인문학적 분위기를 불어넣던 모임이 있었다. 정식 명칭도, 정식 회원도 없었지만 이병한 명예교수(중어영문학과)를 중심으로 7년 넘게 이어진 한시 강독 모임이 그것이다. 이 한시 모임은 1998년 이병한 교수가 퇴임하면서 자연 해체됐다. 이 교수는 “문화 창달을 위해서는 대학의 인문학적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며 “인문학적 풍토를 형성하는 가장 쉬운 일은 한시를 읽는 일”이라고 말했다. 봄이 오면 매화를, 가을이 오면 단풍을 읊던 이 모임의 정취는 이병한 교수가 엮은 『서울대 교수들과 함께 읽는 한시 명편』에서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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