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늘어나 범죄율 증가 우려 공연 소음 문제도 심각할 듯

[이대학보=기사제휴] ‘신촌기차역 밀리오레 메가박스 아르바이트생 모집합니다’ 7월27일(목) 이화이언(ewhaian.com) 생활정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주)밀리오레가 신촌기차역에 쇼핑몰 설립계획을 발표한지 6년 만이다. 22일(금)에는 신촌기차역 밀리오레가 개장한다. 내년 8월에는 이대역 부근에 ‘Yes! apM’이 문을 열 계획이다. 정문 옆 쇼핑몰 ‘파비’는 2년 째 개장을 미루고 있다.

신윤아(행정·3)씨는 “지금도 미용실이나 옷가게들이 많아 이화차밍스쿨이라는 비판을 받는데 대형 쇼핑몰이 더 들어서면 이게 학교 앞인가요?”라고 반문한다. 이런 반응은 본교 학생뿐만이 아니다. 본교 앞을 찾은 숭실대 정자영(미디어·3)씨는 정리된 보도를 처음 봤다. 감탄도 잠시, 그는 거대하게 들어선 쇼핑몰들을 보고 놀랐다. 정씨는 “쇼핑몰을 보니 보도 정리가 교육환경보다 상업지구 활성화에 목적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정문 앞 쇼핑몰 ‘파비’는 개장이 무기한 연장된 상태다. 조합장이 사기 혐의로 구속돼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밀리오레는 22일(금)의 개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Yes! apM’은 2006년 8월 현재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내년 2학기면 파비의 개장은 불투명하다 하더라도 2개의 쇼핑몰이 학교 앞에서 상업 활동을 하는 것은 확실한 얘기다.

대형쇼핑몰들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본교 앞 거리는 어떻게 변화할까.

현재 대형 쇼핑몰 중심의 상업 지구가 된 동대문은 98년 8월 ‘밀리오레’와 99년 2월 ‘두타’가 차례로 생기면서 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가장 큰 변화는 유동인구다. 기존의 동대문 상권 고객은 도매상이었다. 그러나 ‘밀리오레’ 등 도소매 겸업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일반인의 방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동대문의 대형쇼핑몰로서는 최초로 ‘밀리오레’가 생기면서 지하철 이용객 수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동대문운동장역의 이용객이 11.8%, 동대문역 이용객이 3.7% 늘어났다. 99년 두타가 생기자 지하철 이용객 증가 폭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동대문운동장역은 28.5%, 동대문역은 8.0% 늘어났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학교 앞은 현재보다 더 혼잡해질 수 있다. 김우식 교수(사회학 전공)는 “상권이 발달하면 학교 주변이 유흥가와 더욱 유사해진다”며 범죄율이 높아져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범죄율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연세대 앞이 오래 전부터 유흥가로 변한 것을 감안할 때 본교 앞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형 쇼핑몰이 많아지면 소음도 심해진다. 밀리오레는 야외무대 설치 여부를 확정짓고 공사 중이다. 밀리오레 본사 관계자는 “다른 지점처럼 댄스 공연 등을 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동대문 쇼핑몰들이 소속된 중구청 관계자는 “쇼핑몰의 외부 무대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80dB이 넘기도 한다”며 동대문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학교에 영향을 끼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 소음은 지하철이 승강장에 들어온 직후 나는 소리와 맞먹는다. 환경부 기준에 따르면 70dB 이상의 소음은 청력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쇼핑몰이 생겨 상권이 발달하면 학교 앞에서 자취·하숙하는 학생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화부동산의 한 직원은 “상권이 부활하면 건물세도 오르기 마련”이라며 고시원비나 하숙비도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 주변 H고시원 원장은 쇼핑몰들이 생기면 상인들의 고시원 이용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소음 등으로 인해 주거환경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학교 앞에서 자취중인 정승임(환디·2)씨는 “지금도 새벽마다 상점과 술집들 때문에 밖이 환하고 시끄럽다”며 대형 상가가 개장하고 나면 정문쪽에서 살기 싫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화부동산 직원은 장기적으로는 고시원이나 하숙집이 상권 변두리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장소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우식 교수는 “학교나 학교 주변은 그나마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장소”라며 새로 등장하는 건물이나 야외 조형물들은 이 공간들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현대식 건물들이 철골과 유리 중심이라 포근한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의 전반적인 경향이다. 그는 “바닥을 시멘트로 해 인공적으로 복원한 청계천 등이 그 예”라며 도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면 고전적인 양식을 파괴하기보다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개의 쇼핑몰 개장이 끝이 아니다. 현재 아현 일대는 뉴타운으로 지정돼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은 주거지 중심으로 재개발된다. 주거민은 주변 상권의 고정적인 소비자다. 즉 본교 앞 상권에 고정수입을 가져다주는 배후지가 된다는 말이다. 전영진 예스하우스(뉴타운 부동산 정보사이트) 대표는 “신촌 일대는 외부 유입 인구가 유난히 많은데다 배후지까지 형성되면 상권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 yellowant31@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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