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문단의 화두는 신선한 감성이 돋보이는 젊은 작가들의 등장이다. 『대학신문』에서는 소설․시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21세기가 시작되자 누군가는 근대문학의 종말을 논하며 문학의 위기를 걱정했고 누군가는 과거 전통과 연결고리가 약해진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문학이 도래할 수 있는 때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김애란, 김중혁, 백가흠, 편혜영, 한유주 등 독특한 개성과 글쓰기 전략으로 무장한 신진 작가들이 한국 문단에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2000년대 작가’로 불리는 이들은 80년대의 정치적 굴레는 물론 90년대를 주도했던 내면성의 문학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소재와 글쓰기 방식을 택한다. 이들은 개인을 특정한 틀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며 소설 속 등장인물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조차 종종 잊는다.

2000년대 작가의 대표주자인 『펭귄뉴스』의 김중혁은 아날로그적인 사물에 애정을 주는 독특한 행위로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 그가 열쇠, 연필 등 주위의 흔한 사물에 이름을 지어 붙이면 사물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이는 곧 일반적인 열쇠, 연필에서 벗어나는 ‘사물의 해방과정’으로 설명된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해방된 사물과의 접촉은 인간의 경험에 생기와 의미를 부여하기에 김중혁의 사물해방은 곧 인간의 해방과 동시에 이뤄진다”고 해석했다. 

1980년생인 김애란은 첫 작품집 『달려라 아비』로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동시에 받은 작가다. 그는 결핍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출생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개인이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겪는 아이러니를 매력적인 문체로 풀어나간다.   

작품집 『아오이 가든』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편혜영은  ‘문명세계의 악몽을 극단적인 종말론으로까지 밀고나가는 뚝심있는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기괴하며 환상적인 그의 글은 읽는 이를 섬뜩하게 만들지만, 그 속에 담긴 현대문명 비판은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한국소설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고 평가 받는다.    

『달로』의 작가 한유주의 소설은 매우 독특하다. 작가는 언어 자체의 의미에 중점을 둔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한다. 철저히 고립된 개인이 중얼대는 듯한 그의 글은 주의 깊게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문학평론가 우찬제는 “한유주의 글은 쉽게 말하고 소비하는 말 문화에 대한 작가의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세대 작가들과 달리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없다는 것이 2000년대 작가들에 대한 평단의 공통된 견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있게 세상을  활보하는 것이 2000년대 작가들의 몫이라면 그들이 진화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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