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서 함께 읽기] 『과학해서 행복한 사람들』(안여림 외 지음, 사이언스북스)


과학계에서 여성은 소수일 수밖에 없을까? 많은 여성과학도가 과학자의 꿈을 키우다가도 사회진출이라는 체를 거치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용감무쌍한 여성 과학도 5명이 훌륭한 조언자가 돼 줄 여성 과학자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전 환경부 장관인 김명자 의원, NASA가 지원하는 ‘크림 프로젝트’ 총책임자 서은숙 교수(미국 메릴랜드대 천체물리학과)등 과학계의 실력자들이 후배과학도들에게 답했다.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 “과학계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너무 강하다” 등 책 속에서 5명의 학생과 선배들이 나누는 고민은 서울대 이공계 여학생도 절실히 느끼는 문제다. 책의 내용에 공감한 여러 서울대 학생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보았다.

유기화학을 공부하고 있는 한 대학원생은 “남성과 여성의 성격이 다르다며 여학생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는다는 책 속의 내용에 공감이 갔다”며 “교수님은 남학생들은 자신과 연구를 해 나갈 동반자로 여기는 반면, 여학생들은 곧 공부를 그만둘 것이라고 단정하고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여성 과학도도 많다. 사회적 대책 없이 가사․육아와 연구를 계속 병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명자 의원은 “1970년대에는 육아는 개인이 맡아야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했다”며 “당시의 여성들은 일을 하기 위해 수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인내를 갖고 대화와 타협을 해나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김수현씨(기계항공공학부․06)도 불만이 많다. 그는 “여자가 남자보다 과학을 잘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의외로 많이 퍼져 있다”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성들을 더욱 과학계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은숙 교수는 이 책에서 “오히려 여성은 아주 작은 목소리도 들을 수 있는 섬세함이 있어 리더 역할을 잘할 수 있다”며 “여성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기 교수(미국 시카고대 입자물리학과)는 “과학계에서 점점 성차별적 요소가 사라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여성과학도 자신들이 편견에 대해 능동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은 한수진씨(전기컴퓨터공학부․06)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도 딱히 주위에 역할 모델이 없는 상황”이라며 “책 속에서 선배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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