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 국제디자인문화학술대회

▲ © 이상윤 기자

‘공존’이라는 주제로 제1회 국제디자인문화학술대회(IDCC2003)가 지난 4일(화) 박물관 대강당에서 250여 명의 산업체 디자인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현재 서울대 디자인학부에 위치한 한국디자인산업 연구센터(소장 이순종 디자인학부 교수)에서 디자인 분야 연구의 질적 고양과 사회에의 실질적 기여를 위하여,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다학제, 산학연의 통합적인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기획한 국제 학술대회로 진행됐다.

 

이번 학술대회의 구성은 카네기멜론대학의 댄보야스키 학장, 일본 무인양품 브랜드를 통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나오토후카사와 디자인 대표 후카사와나오토, 이화여자대학교 로미 아키튜브 교수, 서울대 자연대 홍성욱 교수가 주요 발제자로 참석했고 홍익대학교 안상수ㆍ인치호 교수, 국민대학교 최범 교수, 연세대학교 채승진 교수, 디자인 컨설팅 회사 프론트디자인 구성회 대표, 삼성전자 디자인센터 오경순 수석연구원, 이준복 헤이헤이 커뮤니케이션 대표, 서울대 디자인학부 김수정, 하워드다이크, 맨수르 마보디안, 티모실보넨 교수가 주제별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공존의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
디자인 역할의 초점 역시 '공존'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인 공존은 간단히 말해 ‘더불어 산다’는 개념이며, 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지구촌화 돼 경계가 없어지고, 산업의 발달로 자원과 환경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해진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술과 경제, 문화와 인간, 사회와 환경이 큰 울타리 속에서 서로 연계되는 이 시대는 그 무엇보다도 공존의 가치가 중시되고 있으며, 문화를 창조해 가는 디자인의 역할 또한 공존의 방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주제 선정의 배경이라고 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21세기 들어 급변하는 시간, 공간, 기술, 문화적 가치들을 맥락으로 인간, 사물, 환경의 각 구성 존재들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들과 디자인의 방향을 다학제적인 측면에서 네 영역의 발표와 함께 논의했다.

 

먼저, 공간의 영역에서 발표를 맡은 후카사와 나오토는 ‘행위 속에 녹아드는 디자인’이란 주제를 통해 “디자인의 존재감을 없애고, 디자인을 환경과 인간의 행위와 더불어 무의식적으로 삽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두번째 발표로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공존의 문제를 다룬 홍성욱 교수는 ‘디자인, 소통, 잡종성’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특히 “새 시대의 디자인창조를 위해서는 이종 전문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잡종적 사고와 방법론이 필요하고, 다이나믹하고, 맥락적이고, 구성과 해체적 사유를 오갈 수 있는 인문학적 사고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세번째 발표는 시간의 영역을 다룬 댄 보야스키 교수로 ‘시간을 접목한 디자인이야기’에서 시간 기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나 키네틱 타이포그라피를 예로 시간과 사운드와 감성의 연관성과 함께 새로운 동적 인터페이스의 디자인 방향에 대한 원칙을 제시했다.

 

네번째로, 아트와 기술영역을 발표한 로미 아키튜브교수는 뉴미디어 전시물을 설치하는 ‘딜로이트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스크린의 이미지를 통해 심미적으로 몰입해 가는 이미지와 관객의 관계를 설명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조화로운 디자인 이념과 가치


이들 네 영역의 공존과 관련된 주제 강연에서 발견된 주요내용을 요약하자면 ‘디자인과 환경적 맥락과의 조화’, ‘창조를 위한 이종 전문 간의 잡종적 사유’, ‘시간과 관객의 인터랙션의 중요성’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공존이야말로 21세기 디자인을 생명력 있게 하는 디자인의 중요한 키워드이며, 앞으로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환경과 환경의 관계를 조화롭게 하기 위하여 디자이너가 지속적으로 간직해야 할 숙제라고 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는 산업자원부와 서울대의 지원 하에 2001년 49동 디자인 연구동에 설립된 연구센터로, 아시아적 디자인과 문화가치의 발굴과 함께 21세기에 필요한, 과거 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조화로운 디자인 이념과 가치들을 연구모색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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