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지음, 창작과비평사, 6천원
강원도 문막에서 자연을 벗삼고 있는 김선우 시인의 두번째 시집.
여성성과 모성성을 보여주는 이번 시집은 엄마나 언니의 오줌, 월경, 생리혈, 양수, 자궁 등을 이야기한다. 시인에게 그것은 단순한 몸이나 생리현상이 아니라 생명을 낳고 소진하고 재생하면서 우주를 창조하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남성적인 것’에서 벗어난 여성의 생명력과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지음, 김정화 옮김,  이제이북스, 1만8천원
언어학자들은 현존하는 5천~6700개의 언어 중 절반, 혹은 그 이상의 언어가 21세기를 지나는 동안 사멸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저자는 언어의 사멸이 문화의 획일성, 나아가 생물학적 획일성과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재 언어 소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국주의 국가의 횡포를 들고 있으며, 원주민들이 삶의 공간뿐 아니라 언어와 언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고유의 정체성까지 잃었다고 말한다.

 

도덕적 동물  
로버트 라이트 지음, 박영준 옮김, 사이언스북스, 2만5천원
최근 국내에서 진화심리학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진화심리학의 고전격인 『도덕적동물』이 미국에서 나온 지 9년만에 번역, 출간되었다. 진화심리학이란 인간의 행동, 사고, 감정을 다윈의 진화론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저자는 부모가 특정 자식을 편애하는 이유는 그가 더 강하고 사회 적응력이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등 인간 본성을 진화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밝혀내고 있다. 특히 저자는 모범적인 결혼 생활이었다고 평가받는 다윈의 결혼 생활도 실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유전자의 이기심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였다며 다윈의 삶도 진화심리학으로 분석한다.

 

조선시대 도자기
김영원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부, 2만9천원
분청사기와 백자를 중심으로 한 조선 도자기를 요업(窯業)체제를 중심으로 설명한 책. 저자는 자기의 사용이 늘어나자 왕실의 도자기를 만드는 관요를 따로 설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의 질적 향상이 이뤄졌다고 말한다. 화려했던 고려청자에 비해 소박하고 실용적이었던 조선백자조차 그 당시에는 화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유교이념이 중요시되던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저자의 분석이 흥미롭다.

 

화랑
이종욱 지음, 휴머니스트, 1만 2천원
『화랑세기』 위작(僞作) 논쟁에서 그 사료적 진정성을 주장했던 저자가 『화랑세기』를 통해 신라의 화랑제도와 화랑의 생활전반을 고찰한 세 번째 저서. 『화랑세기』는 신라의 김대문이 쓴 화랑의 우두머리 32명의 전기이다. 저자는 이제까지 순국무사로만 알려졌던 화랑이 실제로는 여색을 탐하기도 하고 반란에도 가담했던 존재였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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