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2탄」, “운동권은 학생회 떠나야” 발언에 ‘학생회론’ 부각

▲지난 3일(월) 아크로에서 열린 공동선본발족식에 참석한 각 후보들(상)과 한산한 발족식 모습(하) © 최정민 기자

근래 서울대, 한양대 등의 대학에서 소위 ‘비운동권’ 학생회가 당선되고 학생들에게 학생회가 점차 ‘운동권 학생회’와 ‘비운동권 학생회’로 이분화돼 인식되면서 각종 선거시 더욱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문제가 ‘학생회의 역할론’(학생회론)이다. 이 논쟁의 요지는 ‘학생회가 주력해야 할 것이 대사회적인 것이 돼야 하는가, 학생들의 복지가 돼야 하는가’이다.

 


지난 3일(월) 있었던 ‘총학선거공동선본발족식’에서 「학교로 2탄」 선본의 정후보 은석씨(사회복지학과ㆍ00)가 이 학생회론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발언을 해 각 선본이나 학생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날 은석씨는 “변화된 학생사회에 맞지 않는 기존의 마인드와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학생정치조직(학정조)이 계속 학생회를 수권해 나갈 경우 결국 학생회와 학정조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렛츠투데이」 선본의 정후보 공두현씨(법학부ㆍ00)는 “학정조 선본이 당선 후 각종 정책 부분에서 ‘전횡’하고 있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법대 학생회 활동 중 여러 학생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의논해 여자휴게실, 장애인 엘리베이터, 법대 도서관 방음창을 설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은석씨는 “예전에 비해 고양된 정치의식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학생회를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하며 “현재 학생 사회는 민주화라는 ‘공공의 목표’가 존재하던 때와는 다르므로 과도기적 학생회를 이제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학정조가 이제 학생회를 놓아주면 학생회가 활성화되고 학생사회가 살아나게 되며 이는 자연히 학생운동에도 활기를 불어넣어 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코리아」 선본의 정후보 김지영씨(응용화학부․00)는 “학정조가 선거에 나오는 것은 ‘정파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학생들에게 그 주장을 검증받는 절차”라며 “운동권 학생회에 대한 오해는 그동안 학생회를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고 검증하는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라크 파병문제나 화물연대 학내진입과 같은 현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곳이 학생회가 돼야 하고 이런 고민이 없는 학생회는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비권 선본인 「학교로, 한걸음 더!」의 정후보 홍상욱씨(경제학부ㆍ99)는 “학정조가 학생회를 구성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만약 학정조가 학생회를 떠나야 하는 시기라면 어느 누가 주장하기보다 학우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학교로, 한걸음 더!」 선본장 김동환씨는 “선거 때만 복지정책을 제시하고 당선 후 태도가 바뀐다면 문제가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반응 또한 다양하다. 사범대 부학생회장을 지냈던 최은영씨(지리교육과․00)는 “학정조 자체가 학생회에서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런 비판을 듣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므로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안상일씨(재료공학부ㆍ00)는 “소위 운동권이 혁신을 외친 것은 이미 10년도 넘었으며 이제 더 이상 학정조가 학생들의 대표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학생회론’이 과연 정당한 지적인가를 떠나 이에 대해 학생들이 얼마나 공감하는지는 선거를 통해 판가름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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