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솔(미대 디자인학부·07)

“장애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장애는 단지 눈에 보일 뿐인걸요.”

김예솔씨는 6살 때부터 휠체어를 탔다. 바이러스성 횡척수염에 감염돼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마음속에 장애가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김예솔씨는 불편한 몸을 이유로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 적이 없다. 친구들과 같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일반 수시전형을 거쳐 서울대에 입학했다. “미술실력만큼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평가받고 싶었다”는 김씨는 “색안경을 벗고 나를 평가해준 교수님들께 감사할 따름”이라며 겸손하게 입학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대 입학이 결정된 이후, 김예솔씨는 한바탕 언론의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일간지 기자들과 세 번 정도 인터뷰를 했고 방송 출연도 몇 번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과 다른 방향으로 저의 장애를 동정하는 기사도 나오더군요.” 김씨는 언론의 자의적인 포장에 조금 마음이 상한 듯했다.

김예솔씨는 “장애란 틀에 갇히긴 싫지만 장애인으로서의 경험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며 “장애 등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장래의 포부를 밝혔다. “학부에서는 공업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유학을 가고 싶다”는 김씨는 이미 자신의 진로를 확고히 정한 듯했다.

“학교가 너무 넓어서 이동하기 불편할 것 같아요. 아직 승강기나 리프트가 없는 건물도 있고.” 김예솔씨는 캠퍼스 생활이 조금은 걱정되는 눈치였다. “총장님께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건의했고, 개선하시겠다는 확답도 얻었으니 점차 나아지리라 믿는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학기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방학 때는 미술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는 김예솔씨. “친구들과 미팅도 하고 싶고 미술 전시나 거리 공연도 많이 보고 싶다”는 꿈 많은 새내기가 캠퍼스를 자유롭게 다니며 자신의 꿈을 맘껏 키워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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