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가짜 서울대 학생과 연관된 사건에 대한 일련의 보도는 최근 서울대에 대한 언론의 시각이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개교 이래 서울대는 우리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주요기관 중 하나로서, 세계적인 학술적 업적이나 인물, 미담 등이 언론의 관심대상이곤 했다. 물론 정치적ㆍ사회적으로 중요한 쟁점이나 학문적ㆍ교육적 문제 등에 관한 심층적인 기사나 논의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근간 서울대에 대한 언론의 경향이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 요즈음 우리나라 경제와 국내외의 정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고, 입시와 관련한 사교육 등 여러 문제들이 재론되고 있다. 대학 졸업자들의 실업증가 등은 대학 전공분야의 실용성을 사회적 생존의 경쟁력 등과 연관하여 다시 보게 하고 있고, 이런 여러 상황들은 젊은이들의 장래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성장과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까지도 예측하게 한다. 또 사회 정치 일각의 부패와 부정이 일부 파헤쳐지면서 사회적ㆍ교육적 기득권은 피나는 노력과 희생의 결과라기보다는 정당하지 않거나 편중된 조건에 의해 세습된 것이라는, 어느 정도 비합리적 매도성이 깃든 파생적 산물들이라 할 수 있는 개념들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특성을 지닌 전반적인 사회적 상황들이 대학의 위상과 정체성에 대한 시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즉 대학이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으로서의 권위와 순수성을 지닌 존중받는 대상이라기보다는 과도한 사교육비의 원인이자 평생보장을 위한 전공 및 직장을 갖기 위한 준비기관으로서 간주되는 것이다.

 

서울대는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공적 대상의 집단으로서 대학교육 문제 등에 있어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입장에 있고 그 책임감과 사명감을 더 확고하게 가져야 할 위치에 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이 안 되었거나 부정확한 근거에 의해 보도된 기사들이 편향된 입장에서 서울대의 명예와 품위를 저해하고 이로 인한 잘못된 인식과 평판이 형성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서울대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전체의 위상과 정체성 및 그 권위를 재정립해야할 시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기관의 하나로서 수많은 인적ㆍ지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많은 업적과 기여를 성취해 오고 있다. 이에 합당한 서울대의 사회적ㆍ교육적 위상과 명예의 보호 내지는 제고를 위해선 우리의 자세를 다시 추스르고 우리가 가진 능력과 혜택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적극적인 사명감으로 언론의 시각 문제를 넘어 더욱 근본적인 난제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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