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면 바로 받을 수 있나요?” “오셔서 씻고 홀에서 20분 정도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 시간대엔 원래 그런가요?” “예. 예약손님이 많아서 조금 기다리셔야 합니다.”

평일 새벽 1시경. 취재를 위해 고시생을 가장해 유사성행위 업소 몇 군데에 전화를 해 봤다. 하지만 곧바로 ‘서비스’ 받는 것은 어려웠다. 밤 11시경부터 새벽 4시까지는 소위 ‘황금시간대’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유사성행위 업소는 마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듯한 모습이다.

“제가 처음이라서 그런데요. 단속 뜨면 어떻게 되죠?” “오늘은 낌새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낌새를 어떻게 알아요?” “아시겠지만 이런 일을 하려면 단속 정보는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고 꺼낸 말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 업소가 ‘걱정없다’고 안심시키는 데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듯했다. 심지어 한 업소는 “단속 정보는 경찰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강모 형사는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느냐”라고 반문했다.

“저같은 고시생들도 많이 오나요?” “네. 80%는 선생님 같은 고시생입니다. 사법고시 보는 학생도 오고 변호사도 오고 다양합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고시생뿐만 아니라 장차 이런 업소를 단속해야 할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도 이들 업소 ‘고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지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말하는 그들. 그들이 법복 혹은 제복을 입고 법과 정의를 논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입구에서 전화주세요.”

대부분 업소는 이중문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지만 몇몇 업소는 입구부터 문을 잠가놨다. 예약 손님만 받아서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윤락업소를 적발하려면 성매매를 한 증거인 콘돔이나 휴지가 발견돼야 하는데 CCTV에 이중문, 뒷문까지 확보해 둔 상황에서 이들 업소를 단속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단속받아도 별 피해 없습니다.”

스포츠마사지 업종은 개업하기 위해 구청에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유사성행위 업소를 적발한다고 해도 영업정지나 폐쇄, 등록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지 못한다. 그래서 적발된 유사성행위 업소는 대개 적발된 지 얼마 안 돼 재개업한다고 한다.

타락의 온상이 된 신림동 고시촌. 퇴폐해져 가는 대학가의 모습은 업주의 천박한 물신주의, 이용자의 윤리의식 부재, 그리고 다양해지는 산업형 성매매를 따라잡지 못하는 허술한 규정이 만든 완벽한 삼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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