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학에 눈뜨다

1973년 발표된 『하얀 아오자이』는 베트남 혁명문학 선두에 있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는 1986년 ‘사이공의 흰옷’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됐다. 베트남 전쟁 직전 사이공을 무대로 한 베트남 학생운동은 1970~1980년대 한국 학생운동과 흡사해 출간 당시 운동권 학생들이 많이 읽었다.

배양수 교수(부산외대·베트남어과)는 한국의 젊은이에게 자신의 안위만 추구하는 것을 돌아보고 공동체를 생각할 계기를 주고자 지난해12월 이 책을 새로 출간했다. 배 교수는 소설의 실제 주인공 응웬티쩌우 여사를 직접 만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원작을 완역했다.

이 책은 베트남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적 작가 응웬반봉의 작품으로, 가난한 농촌 출신의 여고생이 교사가 되려는 소박한 꿈을 안고 살아가다 사회의 부조리와 국가의 운명에 눈뜨며 ‘의식화’되는 과정을 그린다. 길가에 버려진 수많은 고아, 체포, 총살 등의 사건은 그들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두 주인공 ‘프엉’과 ‘호앙’은 이런 사회에서 “더 높은 공동의 꿈을 가져야 한다”고 결심하고 학생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결국 체포되지만 온갖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프엉은 교도소에서도 “우리가 승리자였다. 전국의 동지들을 위해 조그만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혁명과 사랑과 우정이 함께 녹아있는 이 책은 혁명의 체험이 없는 오늘날 젊은세대에게 또 다른 삶의 방식을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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