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를 비롯한 사립대 총장들의 ‘3불 정책’ 폐지 요구에 찬ㆍ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의 3불정책은 이념에만 치중한 나머지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신자유주의 흐름이 지배적인 시대에 교육의 경쟁력이라는 큰 세계를 보지 못하고 단지 입시제도라는 우물에만 치중한 허약한 정책이다.

우선 고교 등급제는 중등교육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 경쟁과 평가는 어떤 사회나 조직 속에서 구성원의 실력향상  뿐만 아니라 집단 전체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고교 등급제가 시행되면 각 고등학교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교육의 질을 개선할 것이다. 아울러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교를 1년 단위로 평가한다면 고등입시 과열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기여 입학제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 향상에는 우수한 학생과 연구실적뿐만 아니라 많은 자금이 있어야 한다. 일례로 게이오대는 풍부한 자금으로 외국교수를 초빙하고, 국제학생 교류를 활발히 실시하며, 학생들의 편의시설에 많이 투자한다. 우리 대학도 현 경제 수준에 걸맞게 교육의 질을 올려야 한다. 기여 입학자의 최저학력 요건을 설정하고 정원외로 학생을 선발한다면 기여 입학제가 가져오는 폐해를 막고 세계의 우수한 대학들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본고사 또한 대학이 원하는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현 입시체제는 고교 3년 동안의 학업성과를 한 번의 평가로 판단하기 때문에 무리가 있다. 대학의 특성이 점차 전문화 되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 때 특정 대학이 필요로 하는 학생을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학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교육에 시장 논리만을 적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 경제성장 수준과 90%가 넘는 고등학교 진학률을 봤을 때 교육의 기회균등만을 고려하는 이념적 정책은 시대의 조류와도 맞지 않다. 앞으로 꾸준한 교육 경쟁력 제고를 통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해내야 할 것이다.       


이충성 체육교육과ㆍ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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