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여 대체 논란ㆍㆍㆍ 절차적 정당성 문제돼

연세대 총학생회(총학)가 총여학생회(총여)를 총학 산하의 ‘성평등위원회’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총학은 지난달 22일(목) 발의한 개정안에서 “현재 총여는 학생들에게 외면받는 극단적 페미니즘을 추구하며, 총여 사업 대부분에는 남학생이 배제되지만, 예산은 남학생들도 부담하고 있어 수혜자 부담원칙에 어긋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총학은 오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학생총투표를 실시해 개정안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총여 측은 “총학이 학내 기관과 상의 없이 단독으로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절차 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다수의 개정안을 한 번에 묶어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개정안의 개별 사안에 대한 찬반 여부는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총학 측의 개정안에는 총여 대체안 이외에 외부단체가입 요건 강화 등의 안건도 올라와 있다.

총여는 총학의 주장에 대해 “극단적 페미니즘은 총학의 근거 없는 비약”이고 “총여의 예산은 다른 대표자 기구와 마찬가지로 구성원의 수와 1년 사업 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배정되므로 수혜자 부담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총여는 “여학생들이 직접 선출하는 총여와 달리 성평등위원회는 대표를 총학이 임명한다”며 “성평등위원회는 여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학내 사안에 하나의 독자적인 기구로 참여할 수 없어서 여학생들의 권익보호가 이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관악여성모임연대의 도지씨(간호학과ㆍ04)는 “관악여성모임연대는 한 달에 한 번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보는 달거리공방과 같은 행사를 통해 일반 학생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한다”며 “기구의 형태보다는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방법이 여성운동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양대는 9년 동안의 공백기를 거쳐 지난 2004년도에 새로이 총여를 출범시켰다. 총여 회장 이선용씨(법학과ㆍ04)는 “우리 학교는 남학생이 많아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지배적”이라며 “여학생들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대변하고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총여가 다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세대 총여 논란에 대해 “여학생을 대표하는 학내기구 개편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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