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단체간 연대보다 정치적 차이점 부각

최근 각 대학에서는 2004년 총학생회 선거가 한창이다. 이번 선거에서 한총련 등 기존 학생정치조직들은 공동정책에 관한 구체적 논의 없이 각 대학별 상황에 맞춰 선거를 진행하고 있으며, 운동단체간의 연대보다는 정치적 차이점이 부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작년 한총련계열의 자주, 자주혁신+대장정, 민중민주학생연대(구 전학협), NGO, 반운동권 2개 선본이 출마해 전국 최다 후보 등록 대학이었던 고려대는 올해 반미구국노선대의 ‘Happy Together’, 좌파 계열 대장정의 ‘WRITE TODAY’,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의 ‘32901842’ 등 3개 선본만이 출마했다. 운동권+비운동권 연합을 표방하는 한대련은 현재 추진준비위 상태이며 오는 12월 공식출범을 계획 중이다.

 

작년 한총련 의장을 배출한 연세대는 올해 한총련 자주계열 ‘우리, 하늘을 달리다’ 선본과 좌파 성향(연세대 자치단체 ‘무일푼’)의 ‘투쟁은 마법이다’ 선본, 역시 좌파 성향(우리대학 행동연대)인 ‘대학, 당신이 원하는 만큼’ 선본이 등록했다. ‘대학, 당신이 원하는 만큼’ 선본은 부후보 없이 여성 정후보만 출마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양대 총학생회 선거에는 한총련 계열의 ‘파이팅2290’ 선본과 비운동권을 표방하는 ‘소리없는 99%의 명예혁명’(소명) 선본 등이 출마했다. 2002~03년 연속 ‘소명’이 당선된 한양대는 작년 9월 한총련 탈퇴선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어 이번 선거에서 학생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한양대는 특히 각 선본의 인터넷 사이트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연결, 후보들의 정책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숙명여대, 전자투표제 도입해 3년만에 연장투표 없이 선거 성사
전북대, 6년 만에 총학생회 교체 돼

 

전북대 총학생회는 학생운동 계열의 선본이 지난 6년 간 계속 당선된 반 한총련 성향의 푸른공동체21을 1895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합리적 진보 추구’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유쾌한 반란! 우리들의 학생회’선본은 기존 총학에 문제의식을 가진 학생운동조직간의 정파를 초월한 모임이다. ‘북한민주화론’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많았던 푸른공동체21의 ‘힘찬나래’선본은 관성화된 학생회 운영으로비판을 받아 왔었다.

 

한편 선거방식의 변화도 눈에 띈다. 숙명여대는 이번 선거부터 전자투표방식을 도입해 3년만에 연장투표 없이 선거를 성사시켰다. 총학선관위원장 윤유선(언론정보학부ㆍ00)씨는 “작년 투표율은 37%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54.1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투표가 계속 이뤄지는 등 전자투표가 투표율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숙대에서는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WITH’ 선본 이수진 김원정 후보가 96.2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WITH’ 선본은 사회참여보다는 학내사안과 학생복지에 더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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