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하게 들리는 행동들이 사실은 주요 해결책 진정한 에코캠퍼스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기후변화는 21세기 최대 환경문제다. 기후변화가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 큰 파국을 가져올 우리 자신의 생존문제임에도 문제의 뿌리를 성찰하고 해결을 위한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으며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지난해 10월경, ‘기후변화연구’ 수강생들과 서울대 학부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해 보았다. 기후변화란 용어를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가 91.5%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뒤집어보면 아직 용어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한 학생들이 8.5%에 달한다는 의미다. 84.2%의 응답자들은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오히려 지난 4월 환경부가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인식조사결과에 약간 못 미친다. 두 조사 간 시차가 있긴 하지만 환경부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3%가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있었고 92.6%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환경부의 조사에서도 10~20대 학생들의 인지도가 낮게 나타났다. 기후변화를 보다 심각하게 겪게 될 당사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오히려 잘 모르거나 관심이 낮은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적응과 완화로 나뉜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인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를 아껴쓰고 효율적으로 쓰며 재생 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게 필수적이다. 기후변화는 정부와 산업체, 일반시민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제도와 기술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는가 하면 개개 시민의 의식과 행위의 변화를 통해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제는 식상하게 들리는 행동들이 사실은 주요한 해결책이다. 대중교통 이용과 걷기, 자전거타기, 불필요한 조명등 끄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 뽑기나 멀티탭 쓰기, 실내온도 적정하게 유지하기, 음식물 남기지 않기, 폐기물 분리배출하기 등이그것이며 제철식품과 지역먹거리 구입도 중요하다. 몰라서 못하는 실천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서울대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많다. 서울대가 서울시에서 환경부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시설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부담금의 대상이 되는 시설물의 규모와 인원이 같지 않지만 서울대인들의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환경부담금만이 아니다. 지난해 전기는 110.8백만kWh, 물은 180톤가량, 도시가스는 5백만㎥가량 사용했다. 건물의 단열이 부실해서 냉난방에 많은 연료가 들어가는 구조적 문제도 있겠지만 사용자들이 직접 돈을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끼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학교구성원들이 작은 절약 노력을 실천하면서 건물의 단열을 강화하고 지붕에 태양광전지를 설치하며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서 온수와 난방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에코캠퍼스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요즘 흔히들 웰빙을 외친다. 몸에 대한 담론도 무성하고 몸가꾸기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환경이 파괴되면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웰빙도 몸가꾸기도 모두 허사다. 좀 더 크게 멀리 내다보고 가까운 곳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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