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동체 운동가 김병수씨가 쓴 『사람에게 가는 길』은 자연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의 한계와 모순 때문에 좌절하고 여행을 떠나게 됐다는 저자는 2년 6개월 동안 세계 21개국 38개 공동체를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난다.

저자가 방문했던 공동체들은 구성원 대부분이 자연 속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일과를 보낸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아픔을 생활 속에서 치유할 수 있는 저마다 방식을 갖고 있다. 가령 네덜란드에 있는 ‘휴매니버서티(Humaniversity)’에서는 심리치료를 통해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해 준다. 조용히 명상을 하다가도 갑자기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 스트레스를 배출하는 등 방법도 득특하다. 또 멕시코에 있는 로스 오로꼬네스(Los Horocones)는 자폐증을 앓는 아이들을 따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사 수는 12명의 학생보다 약 3배 많은 35명. 교실에서 하는 수업은 4~5시간도 채 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휴매니버서티와 로스 오로꼬네스의 사람들은 모두 아픔을 가졌지만 공동체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아픔을 이겨낸다.

긴 여행을 거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결점까지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리고 아픔이 있을수록 사람들과 더불어 그것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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