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농대 학생회는 자치 공간 투쟁으로 200동 1층 학생회실 동쪽 공간에 휴게공간을 만들어냈다. 애초에 200동이 설계될 당시부터 본부에서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치공간에 대한 계획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강의실, 실험실, 교수실뿐만이 아닌 학생자치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학우들은 각 층의 과방과 같은 자치공간을 자신들의 힘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단지 편한 것과 좋은 것을 제공하는 것만이 복지는 아니다. 진정한 복지는 학우들의 이해와 요구를 정치, 일상생활 속에 녹이는 것이다. 농대뿐만 아니라 많은 학교 건물이 겉으로는 화려해보여도 실상 사람들이 머물지 않고 ‘도넛현상’처럼 수업만 끝나면 떠나가는 곳이 됐다. 이는 진정한 복지가 그곳에 없기 때문이다. 공동체 속에서 사람은 성장하고 삶의 여러 가지 의미들을 풀어놓는데, 이 공동체가 잘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본부는 요즘 학교를 외형적인 모습 위주로 바꾸고 있지만 정말 학생들에게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주고 싶다면 공동체의 가장 기본인 학우들의 자치공간을 보장하고 만들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울대 학생들의 복지와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생활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의 원칙과 기본적인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 중 하나다. 다행히도 이번 농대의 새로운 집행부는 지난 집행부와 다르게 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한다. 앞으로 농대행정부와 학생회의 합의를 통해 공동체의 공간을 보장하는 진정한 복지를 실현하길 바란다.
고유나
식품·동물생명공학부·05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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