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는 정말 다양한 동아리와 자치단위들이 학생회관을 비롯한 학내 곳곳에 존재한다. 우리 주변에 붙어 있는 수십 가지의 포스터만 봐도 얼마나 학생들의 욕구와 관심사가 다양해져 가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사회과학 동아리가 실종되어간다는 지난 『대학신문』 발언대를 읽고 동아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느껴 몇 가지 반박을 덧붙여 글을 쓴다.

사회과학의 일반적인 정의는 인간 사회의 여러 현상을 과학적·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이다. 자연 현상을 과학적·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자연과학과 대치되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학문적 경계가 모호해 사회과학을 명확히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학자들마다 사회과학에 대한 다양한 정의와 개념을 내세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례로 미국 하버드대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구분하지 않고 학부(school)를 운영한다. 하버드대의 FAS(Faculty of Arts and Sciences)에서는 인문학, 자연과학, 컴퓨터, 사회과학 등을 하나의 학부에서 연구하며, 서울대의 사회대, 인문대, 자연대처럼 별개로 학문을 나누지 않는다.

더욱이 사회과학은 문제설정에서 방법론까지 개방된 학문이다. 같은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공부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회문제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찾아내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는 사회과학의 학문적 속성 때문이며, 이것이 사회과학의 매력인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는 사회과학을 지극히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축소해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동아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마르크스 경제학을 공부하는 것만이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총학생회 운동권 행사에 참여하고 민주노동당에서 주최 및 지원하는 행사에참여하는 것만이 인문사회과학을 도약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글쓴이처럼 투자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력만을 쌓기 위해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동아리 참여에 우열을 매길 수 있을까. 서로의 다양한 활동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관용의 자세가 학생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하다. 다원주의적 입장에서 여러 관점, 시각들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대학이기 때문이다.
 

 김두현 수의학과·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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