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공동 심포지엄 참관기

 

▲ 지난 4일(목), 5일, 문화관 및 박물관에서 열린 서울대-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공동 심포지엄'에 참가한 학자들. 위에서부터 클라우스 폰 클리칭, 하르트무트 미헬, 에르빈 네어. (사진 : 조장연 기자, 나혜진 기자)

지난 몇 개월간 브라운호퍼 연구소와 화이자 제약회사, 얀센사 등이 한국을 다녀간 것을 보면, 20세기 세계 바이오 분야를 선도했던 연구소 및 회사들이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4일(목), 5일 문화관(73동) 및 박물관(70동)에서 ‘서울대-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공동 심포지엄’이 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막스플랑크학회장인 페터 그루스(Peter Gruss)는 환영사에서 “한국과 독일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21세기의 도전에 맞설 수 있는 최고의 젊은 과학자들을 함께 길러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는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서울대의 2.3배인 연간 1조8천억원의 예산과, 4천3백여명의 박사급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는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인재양성 공동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가시적인 결실을 맺었다.

또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인사말에서 “나노, 바이오, 정보공학의 융합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상호 지식교환 관계를 통해 21세기를 선도할 수 있는 창조적인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막스플랑크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서울대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리였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198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클라우스 폰 클리칭(Klaus von Klitzing) 교수가 ‘Basic Research on Nanoelectronic Devices’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수나노(1~100mm)크기의 탄소 박막과 가루에서 새로운 양자 효과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물리학 분야의 교수와 학생들을 놀라게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198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하르트무트 미헬(Hartmut Michel) 교수가 'Cytoch- rome C Oxidase and the Major Sodium Ion/Proton Exchanger from Escherichia coli: A Comparison of Two Proton Translocating Membrane Proteins’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강연에서 “세포막을 통과하는 이온과 극성물질의 양을 조절해 세포 내ㆍ외부의 전위 및 이온농도의 차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베르트 자크만(Bert Sakmann) 교수와 함께 세포 내에서 단일 이온 경로의 존재와 기능을 발견한 업적으로 199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에르빈 네어(Erwin Neher) 교수는 ‘Calcium Signals and Short Term Synaptic Plasticity in the Central Nervous System’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살아있는 세포에는 세포의 내부와 외부를 분리하는 막이 존재한다”며 “이 막은 집처럼 외부물질이 내부로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며, 내부물질이 외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이 ‘채널’인데, 이를 통해 세포가 그 주변 환경과 상호 교류한다는 것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온채널은 거의 모든 세포에 존재하면서 이온 운반, 세포막 전위차 조절, 상호신호 전달 역할과 함께 심장박동, 근육수축, 호르몬 분비 및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신호전달과 같은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네어 교수는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는 이온채널은 당뇨병과 낭포성 섬유증과 같은 여러 가지 불치병과 관련 있다”며 “이들 질병을 치료할 때 이온채널의 on/off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을 통해서 질병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화이자 제약회사의 고혈압치료제인 노바스크(Norvasc)와 고지혈증치료제인 리피토(Lipitor), 아스트라 제나카 제약회사의 위염-위궤양치료제인 프릴로섹(Prilosec) 등은 모두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이온채널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약들이다.

이온채널 연구를 통해서 앞으로 제약 및 바이오산업 분야에서는 약물 타깃으로서의 이온채널을 이용하는 방법과 화합물의 독성발현지표로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응용성이 강구되고 있다. 네어 교수는 “이온성 채널을 타깃으로 개발되는 약물의 경우 신경과 관련한 다양한 불치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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