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예술비평용어 ④ 음악비평

21세기를 사는 우리지만 ‘20세기 음악’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마치 소음같이 들리는 20세기 음악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음악비평에 자주 등장하는 20세기 음악의 여러 기법과 그 접근 방법을 살펴보자.

12음 기법
무조음악은 서양음악에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조성체계’를 무너뜨린 음악으로, 12음 기법은 이 무조음악을 체계화시킨 기법이다. 조성음악은 C장조 등과 같이 특정음을 중심으로 음렬을 구성해 음악에 질서감(조성)을 부여하는데, 이를 거부하는 것은 물리학에서 ‘중력의 법칙’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12음 기법은 특정음을 우세하게 사용하지 않고 옥타브를 구성하는 12개의 음을 동등하게 사용해 결과적으로 조성을 없앤다. 쇤베르크(A. Scho¨nberg)에 의해 시작된 이 기법은 베르크(A. Berg)와 베베른(A. Webern) 등 많은 작곡가들에게 수용됐다. 이신우 교수(작곡과)는 “12음 기법은 음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현대적 음악어법으로 20세기 음악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알레아(Alea)
라틴어로 ‘주사위’를 뜻하는 알레아는 우연성 음악의 한 흐름으로, 통계학에서 차용된 개념이다. 알레아는 악보를 무작위로 배열해 연주 때마다 다른 배열로 연주하는 기법으로, 계산된 사고를 거부하는 즉흥성이 강조된다. 이는 슈토크하우젠(K. Stockhausen)의 『피아노 작품 XI』(1956)에서 잘 드러난다. 이 작품에는 19개의 음악적 단편이 기보돼 있다. 연주자는 음악 단편을 임의로 선택해 연주함으로써 작곡가의 작품을 완성한다. 따라서 알레아에서는 작품이 고정돼 있지 않아 연주 때마다 다르게 구성되는 ‘열린 형식’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김희정 교수(상명여대ㆍ작곡과)는 “아방가르드 경향에서 나타난 알레아는 종래의 작곡 개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음악시학
불협화음처럼 들리고 청중에게 거부감을 주기도 하는 20세기 음악의 ‘아름다움’은 음악시학적 접근을 통해 추적된다. 음악시학은 다양한 형태와 유형을 보이는 작품의 창작과 그 과정에 대한 연구를 일컫는 개념이다. 20세기 작곡가들은 제각기 독자적인 미적 가치를 추구하며 이에 대해 많은 글을 발표했고, 그 결과 전통적 의미의 ‘음악미학’으로 20세기 음악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나타났다. 오희숙 교수(작곡과)는 “20세기 음악은 ‘미(美)’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예술적 가치의 척도를 규정하기보다는 작품의 개별적 예술성에 관심을 돌리는 음악시학적 접근을 요한다”면서 “음악시학 연구를 통해 20세기 작품이 대변하는 미학관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호는 ⑤ 영화비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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