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적 이슈 설문조사 분석
정치, 사회적 이슈 설문조사 분석
  • 대학신문
  • 승인 2007.11.1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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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성 기자 easycode@snu.kr
노승연 기자 nozaya04@snu.kr

경제성장 ‘중시’, 대북포용정책 ‘유지’

안정보다 ‘개혁’, 분배보다 ‘성장’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문항에서는 52.4%가 ‘정치 개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치 안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응답한 학생 또한 47.5%로 만만치 않은 수치를 보였다. 최창희씨(정치학과·03)는 “개혁을 추진하려는 현 정부의 의지는 좋았지만 급진적인 개혁정책으로 정치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성급한 개혁보다는 우선은 정치안정을 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지현씨(기계항공공학부·06)는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등 부정부패가 남아있고, 정책·비전 없이 권력만 추구하는 정당구조 또한 비정상적”이라며 “완전한 개혁이 이뤄져야 정치안정도 이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61.7%, ‘양극화 해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38.2%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견해는 이명박 지지층(76.1%), 한나라당 지지층(80.1%), 보수성향층(75.3%)에서 높게 나타났다. 서울대 학생들은 ‘양극화 해소’에 47.5%가 응답해 7개 대학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홍준희씨(화학생물공학부·04)는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사회에 돌입하면서 비정규직이 급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성장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계층을 위한 복지책 등 양극화 해소 정책을 먼저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3불정책’ 각각에 의견 엇갈려

참여정부에서 3불정책 등으로 화두가 된 교육 정책에 관한 물음에서 ‘교육경쟁력’과 ‘교육공공성’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교육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에 60.1%,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에 39.6%가 응답했다. ‘교육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주로 이명박 지지층, 한나라당 지지층, 보수성향층으로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응답한 계층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정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서울대에서는 62.8%가 ‘교육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해 전체 의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윤효선씨(전기공학부·04)는 “서울대의 경우 3불정책 등의 정부 간섭으로 대학 경쟁력의 약화를 불러왔다”며 “각 대학이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경쟁을 통해 국제적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신욱씨(성균관대 경영학과·04)는 “공교육이 강화돼야 사회 전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 공공성이 확보될 것”이라며 “특히 서울대는 국립기관인 만큼 교육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정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내내 논란의 대상이었던 3불 정책과 관련해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각각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다. 본고사 도입을 찬성하는 학생은 전체의 54.2%로, 반대(38.4%)에 비해 15.8%P 높았으나,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는 49.2%가 반대, 46.5%가 찬성해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반대가 54.6%로, 찬성(39.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한편 기여입학제에 대해 서울대 등 6개 대학은 반대 의견이 높았으나, 연세대에서만 찬성(48.0%)이 반대(44.7%)를 앞섰다. 기여입학제 도입을 찬성하는 한준상 교수(연세대·교육학과)는 “대학은 독립적 기구로 재원 마련에서도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세대의 편입학 청탁 의혹에 대해 “개인적인 부정 사례에 불과하다”며 “공명정대한 기구를 설치해 기여입학제를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포용정책 ‘유지’, 국보법은 ‘손질’
 
  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는 찬성이 63.7%로, 반대(28.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고유환 교수(동국대·북한학과)는 “대북포용정책은 기본적으로 남북 화해협력 정책”이라며 “6·15 남북공동선언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남북관계를 열었다면 이번 10·4 남북공동선언은 남북관계에 사실상의 통일 수준에 이르는 질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전망했다.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49.3%의 응답자가 ‘유지는 하되 일부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폐지하고 다른 법률로 보완해야 한다’는 답변이 21.6%로 나타나 현행 국보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70%에 달했다. ‘현행 유지(7.4%)’나 ‘전면 폐지(8.3%)’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또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13.4%로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미FTA도 대체로 ‘찬성’

지난 7월 오랜 줄다리기 끝에 체결된 한미FTA에 대한 설문에서는 ‘찬성’이 54.7% (매우 찬성 6.9%, 대체로 찬성 47.8%)로 ‘반대’ 33.9%(매우 반대 10.3%, 대체로 반대 23.6%)보다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설문은 향후 한미공조체제에 대한 내용과 한미FTA에 대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향후 한미공조체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찬성’이 64.3%(매우 찬성 7.3%, 대체로 찬성 56.9%)로 ‘반대’ 23.8%(매우 반대 4.4%, 대체로 반대 19.5%)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계층별로 ‘찬성’은 남성(71.6%), 군필자(77.2%), 한나라당 지지층(78.4%), 보수 성향층(79.6%)에서 특히 높았고, ‘반대’는 권영길 후보의 지지층(55.9%), 민주노동당 지지층(47.7%)에서 높았다.
인문대 학생회장 려목씨(서양사학과·04)는 “한미공조체제와 한미FTA로는 국민들의 삶에 평화나 안정을 가져다줄 수 없을 것”이라며 “한미FTA로 인한 수많은 금융자본의 유입이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은 ‘복지국가’ 
   
자신이 생각하는 선진국에 대해 복수 응답을 받은 결과, ‘사회 복지가 잘된 나라’가 5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경제가 튼튼한 나라’(45%), ‘질서와 도덕이 확립된 나라’(33.8%), ‘정치가 성숙한 나라’(28.6%)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 복지가 잘된 나라’에 대해서는 학교별로 한양대(51.7%), 고려대(51.5%), 성균관대(50.5%)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지희씨(한양대 간호학과·05)는 “영국이나 스웨덴과 같은 유럽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복지수준은 낮다”며 “미혼모, 수형자 등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복지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 고려해야”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쟁점이 되고 있는 ‘성적 소수자를 위한 법률 제정’ 즉 동성간 결혼 및 자녀입양·양육권 보장 등을 위한 법률 제정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7.5%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입장은 24.1%에 그쳤다. 대부분의 법규 제정에 찬성했고, 특히 이화여대(74.4%), 여성(74.1%), 진보성향층(76.7%)에서 높았다. 서울대는 대학 전체 평균치와 비슷한 67.1%가 찬성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실시한 「서울대인 의식조사」의 동성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서 반대(42.1%)가 찬성(25.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것보다 진일보한 현상으로, 성적지향에 대한 개인적 견해와는 상관없이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보름씨(국어국문학과·05)는 “학교나 직장 등 공적 영역에서 성적지향에 따라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다”며 “성적소수자 관련 조항을 포함한 차별금지법이 반드시 입법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직 여성할당제’에 대해서는 찬성이 60.5%, 반대가 33%로 집계돼 찬성이 반대보다 두 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직 여성할당제의 경우 남녀 차가 두드러졌다. 여성의 79.6%가 찬성한 반면, 남성은 반대(50.8%)가 찬성(42.5%)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화여대는 찬성이 80.7%에 달했고, 서울대에서는 전체 학생 중 64.5%가 찬성했다. 박준호씨(경영학과·06)는 “여성 국회의원 의석수도 13%에 불과한 현실에서 한시적으로 여성의 불평등한 고용을 개선하는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찬성이 67.5%로, 반대(19.9%)를 훨씬 상회했다. 서울대는 64.5%의 학생이 찬성, 29.2%의 학생이 반대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은 “비정규보호법이 7월에 시행됐음에도 비정규직 규모가 여전히 줄지 않아 걱정”이라며 “정부와 대기업이 간접고용에 치중하는 고용구조를 개선하고, 사회보험료를 일정부분 보조하며 임금체계를 직무급으로 전환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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