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미래 - 학부대학
서울대의 미래 - 학부대학
  • 이경진 기자
  • 승인 2003.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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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긍정적인 평가n일부에선 "비인기학과 기피 우려"

 정운찬 총장은 지난달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르면 2005학년도부터 일부 단과대학에 기초학문 중심의 ‘학부대학(University College)’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양 및 기초 학문 중심으로 넓게 가르친 후 전공으로 진입하여 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학문 연구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취지다.


정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학부대학의 형태는 1∼2학년 때 폭넓은 기초교육을 받은 후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를 위해 응용학문 중심의 전문대학원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여기에는 이미 전환이 확정된 치의과전문대학원을 비롯해 의학전문 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MBA), 그리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학부대학은 세계화ㆍ정보화 시대의 사회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폭넓은 기초교육을 담당하고, 전문대학원은 세분화된 전공 교육을 바탕으로 전문가를 양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상당수의 미국 대학에서는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을 포함하는 학부대학과 응용학문 중심의 전문대학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인문학ㆍ과학 관련 학위과정과 경영학, 의학, 법학, 교육학 등 9개의 전공 과정이 별도로 구성돼 있다.


일단 학부대학 제도의 도입에 대해서 대부분의 단과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문대 학장 이태수 교수는 “전공이 잘게 나눠진 현행 체제로는 급변하는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낼 수 없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 걸친 기초 학문과 기본적인 소양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단과대별로 이해관계가 맞서고 있는 등 학사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기초학문을 멀리하는 풍조가 팽배해 있는 현실에서 학부대학의 도입은 비인기학과 기피풍조를 더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최갑수 교수(서양사학과)는 학부대학 제도의 도입에 대해 “개혁의 의지는 느껴지지만 학부대학의 상이 아직 모호하다”며 “시행에 앞서 명확한 상을 찾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광역화 모집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내실있는 기초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선발해 부작용을 일으켰던 것을 보완해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총학생회장 박경렬씨(응용화학부ㆍ98)는 “학부대학의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충분한 논의를 거쳐 토양을 다진 다음 제도를 도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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