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평전

자크 랑 지음┃윤은주 옮김┃실천문학사┃414쪽┃1만5천원

한 사내가 흑인차별정책에 반대하는 「자유헌장」을 작성한 혐의로 수감됐다. 그는 8년 후 종신형을 선고 받지만 그로부터 29년 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그가 바로 지난 1994년부터 4년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을 역임한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이다.

총 12년에 걸쳐 프랑스 문화부와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자크 랑(Jack Lang)이 쓴 『넬슨 만델라 평전』이 지난달 30일 번역ㆍ출간됐다. 자크 랑은 만델라의 삶을 연극의 주인공들과 견주며 흥미롭게 써내려 간다. 책은 총 5막으로 구성돼 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에 등장하는 ‘안티고네’는 왕의 딸로 태어났지만 국가 권력에 맞서 싸운다. 만델라 역시 궁정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며 청년시절을 보냈다. 그런 그가 정부의 흑인차별정책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저자는 1막에서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2막에서 저자는 ‘국민의 창’이라는 비밀 군대를 이끈 만델라를 고대 로마 노예반란의 주도자 스파르타쿠스에 비유했고, 3막에서는 수감생활을 하는 그를 프로메테우스에 비유했다. 대통령 당선 후의 만델라를 담은 4막에서는  그를 칼리반으로부터 마법의 섬을 구한 프로스페로로 그려냈고, 5막은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만델라의 삶을 보여준다.

현직 정치가가 현존하는 다른 인물의 평전을 쓴다는 것은 그를 온 마음으로 존경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크 랑은 만델라의 ‘정치적 숭고함’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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