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부문 심사평] 금상첨화를 기다리며
[소설 부문 심사평] 금상첨화를 기다리며
  • 대학신문
  • 승인 2007.1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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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배 교수 독어독문학과 이영목 교수 불어불문학과

그간 여러 심사위원들이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신춘문예나 기성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과 비교할 때 대학문학상의 큰 특징은 그것이 넓은 의미에서 대학교육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심사 행위도 교육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교육적인 기준, 즉 작품이 글쓰기의 기본에 충실한지 여부를 가장 큰 척도로 삼았다. 소설쓰기의 기본적 요소로는 그 질료인 언어와 그 의미작용에 대한 이해, 자기 견해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들 수 있겠고, 이들은 한 마디로 가독성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우리 두 심사위원은 가독성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은 「가체」라는 점에 즉시 동의했다. 작품이 한 마디로 깔끔하다. 팩션이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장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용하였고, 역사적 재료 및 고전을 작품에 잘 소화해냈다. 무엇보다도 줄거리에 흡인력이 있다. 그러나 소설의 전개와 결말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 즉 과감한 실험 정신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대상 후보로 추천하지는 않았다.

「배다른 쌍둥이 이야기」의 배경은 「가체」와는 반대로 미래이고, 인간복제라는 공상과학의 소재를 이용했다. 마찬가지로 장르의 특성을 잘 이해했고, 무리 없는 서술이 돋보였다. 그러나 여기서도 진부한 내용때문에 작품이 가작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특정언론사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약간 치기어린 행동으로 보인다. 문학의 여러 우회적 표현은 검열 - 정치권력의 검열, 종교의 검열, 자기검열 - 을 피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자기 생각을 보다 강력하게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두 수상작 외에도 응모작의 대부분이 일정 수준에는 도달했다고 기쁘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작품은 과잉된 자아의 독백을 이야기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자기가 가진 생각이 아무리 독창적이고 심오해도 남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그 가치는 크게 준다. 다시 강조하지만 글쓰기의 기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젊음에 어울리는 패기와 실험 정신은 비단 위에 던진 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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