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근 영어영문학과․06

고원 교수님과 조그마한 전시회에 갔다. 전시회를 주최한 대학원생은 텅 빈 우석홀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작은 전시회였음에도 교수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자하연으로 향하는 낙엽길 위에서 웃으며 ‘예술가들한테는 격려를 많이 해줘야 돼’하고 말씀하셨다. 화가뿐 아니라 글 쓰는 사람들에게도 무엇보다 격려가 필요하다. 밥은 굶으면 굶을수록 더 오기를 가지고 글을 쓰게 되지만, 칭찬과 격려가 없다면 결국 펜을 꺾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이 대학문학상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붙을 줄 몰랐기에 용감하게 도전했다. 부끄러운 글이기에, 잘했다고 주는 것이 아니라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많은 글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제일 먼저 정성일 평론가. 언젠간 나도 그와 같은 글을 써낼 수 있을까? 그의 글을 읽은 뒤부터 평론은 내 꿈이었다. 항상 지적 자극이 되어주는 Sabbath형. S형의 글을 떠올리니 나의 글이 다시 한 번 부끄러워진다. S형의 다듬어진 문장들을 읽으며, 글 쓰는 법과 영화 매체의 고유한 매력을 배웠다. 앞서 언급했던 고원 교수님. 이십년간 들은 욕보다 더 많은 꾸지람을 들었고, 덕분에 이십년간 공부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수업시간의 매서운 꾸중과 달리, 사석에서는 부자지간처럼 따뜻하게 격려하고 지도해 주셨기에, 짧은 기간동안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 아름다운 문장의 작가이자 상상력의 오아시스인 전찬휘. 하찮은 글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아주어 고맙다.

영화공동체 씨네꼼은 대학생활의 유일한 해방구다. 씨네꼼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현 회장 K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사이가 소원해진 H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요즘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텔미춤을 소희보다 더 귀엽게 추는 애인 C양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앞으로도 많은 비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상이 독이 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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