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휴 교수(자연대 화학부)

문을 열고 들어선 신정휴 교수의 연구실은 가지런히 정돈돼 있었다. 신 교수는 몸소 녹차를 가져다주는 정성을 보이며 “어렸을 때 외할머니께서 엄하게 교육을 시킨 덕분”이라고 웃음지었다.

“There’s time for everything.” “떠나야 할 때 건강하게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신 교수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마음이 젊어진 것 같다. 이것이 대학교수만의 행복일 것”이라며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덧붙였다.

신 교수는 1991년 핵자기공명장치(NMR)를 서울대에 처음 들여왔다. 그는 “이전에는 서울대에 화합물분석 장비가 없어 해외에 나가서 연구를 했는데 이제는 서울대에서 할 수 있게 됐다”며 “후학들이 좀더 편안한 환경에서 연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후학들에 대한 관심만큼 신 교수의 수업은 열정적이기로 유명하다. 학생들의 강의평가서에는 ‘열정적이다’라는 말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가르치려는 마음으로 강의에 집중하다 보니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는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마음가짐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남해안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그는 “유기화학은 기초학문이지만 이를 응용하면 기름유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전공인 유기화학의 실용성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유기화학이 모든 자연과학의 토대가 돼야 한다”며 “학생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서 이 분야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그는 정년 후 계획에 대해 “지금껏 바쁘게 살아와서 이제는 등산을 하며 쉬고 싶다”며 “건강이 허락하면 히말라야에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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