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나무 밑을 지나가다

김강태 지음, 문학동네, 5천원


78년 한국문학 신인상 수상자 김강태 시인의 유고 시집. 8권의 시집을 통해 이미 발표된 작품과 미발표작을 합쳐 총 68편이 실려있다. 전체 3부로 이루어진 시집의 1부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정갈한 언어로 묘사한 자연시와 시인의 유년기 추억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드러난 시가 주축을 이루며, 2부에서는 일상의 사물에서 찾아낸 순수한 관능미와 생명력이, 3부에서는 김강태 시인 특유의 청각적 이미지가 돋보인다


지옥 만세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이상해 옮김, 문학동네, 8800원


프랑스 문학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저자의 네 번째 소설.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문체로 프랑스 문단의 호평을 받으며 99년 공쿠르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문법을 무시하고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문체와 수많은 은유들로 이루어진 언어유희를 이용해, 도시 변두리의 공장 지대를 배경으로 열다섯살 소년의 성장기와 그 주변 인물들의 소외된 삶을 생명력 있게 그려냈다.



랍스터를 먹는 시간

방현석 지음, 창비, 8500원


주로 노동소설을 써왔던 저자의 두 번째 소설집. 2003년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 『존재의 형식』을 비롯해 총 4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다. 표제작 『랍스터를 먹는 시간』에서는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의 부도덕성과 베트남 개방정책 이후 한국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제국주의적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소설집을 통해 양심적 개인이 밀고 나갈 수 있는 신념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힘은 개개인 안에 있음을 환기시키고 있다.


메이지유신의 대 해부

홍윤기 지음, 인북스, 9500원


일본 근대화의 상징인 메이지유신의 의의를 심층적으로 재조명한 책. 한일역사문학연구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태평양전쟁이후 일부 일본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천황독살설’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그는 문헌학적 고증을 통해 메이지유신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이와쿠라 토모미가 실제로는 천황 독살의 주모자라고 주장하고, 메이지유신은 서양의 침략논리를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우리국토에 새겨진 문화와 역사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지음, 논형, 2만9500원


우리 국토 공간과 장소에 대한 연구를 엮은 책으로 전통적 국토 인식, 조선시대 신도시 화성에 대한 풍수적 해석, 북간도에 대한 조선시대 이주민들의 경관 지각 등 국토에 새겨진 역사와 문화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16명의 지은이 중 한 저자는 국토 공간과 역사 장소에 대한 이해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