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생산·산림과학부 08
박동열씨

“서울대도 사람 사는 곳이듯, 시골도 다 사람 사는 곳이죠. 제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판잣집에서 교과서 중심으로 예습복습만 철저히 한 건 아니랍니다”라며 웃는 새내기 박동열씨.

농어촌특별전형으로 입학한 그는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농촌에서 생활한 그는 모교인 소천고가 개교한 이래 최초의 서울대 입학생이다. 당연히 공부 환경은 도시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는 “고교 동기 19명 중 자연계 수능을 응시한 것도 저 혼자였고, 주변에 과외해 줄 선생님은커녕 학원도 없었죠”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말마다 군의 학생지원사업차 서울에서 오는 학원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학교 컴퓨터로 동영상 강의도 듣는 등 열심히 공부했고 결국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귀농한 지식인 부부인 헬렌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의 삶을 그린 책 『조화로운 삶』을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는 박씨는 그의 부모님도 귀농인이라고 밝혔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과 강화를 거쳐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귀농을 결심한 부모님을 따라 봉화에 정착한 것이다. “아버지는 ‘인생이 곧 공부’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계셔서 저에게 학과공부를 강요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고3이 되기 전까지 ‘당연히’ 농사일과 집안일을 도왔고, 일을 돕는 와중에도 틈틈이 책을 스스로 찾아 읽으면서 공부 습관도 들여 나갔다.

박씨가 농생대 진학을 희망하게 된 것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는 “환경운동에 직접 뛰어들어 현상을 고치려 하는 것보다는 연구를 통해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세부전공과 관계없이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할 것”이라고 대학생활의 포부를 밝혔다.

“대학생이니까 공부도 한 번 코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해보고 싶고, 노는 것도 하얗게 불태울 정도로 해보고 싶다”며 여느 새내기를 뛰어넘는 열정을 보여주는 박동열씨. 그의 대학생활이 그의 열정처럼 반짝거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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