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연구성과 한자리에 모여

서울대 물성과학연구소와 BK21 물리연구단 그리고 동국대학교 양자기능 반도체연구센터의 공동주최로 지난 달 20일(목)부터 3일간 합성금속 및 양자기능 반도체의 양자전하수송 현상 국제 학술대회(Quantum transport in Synthetic Metal & Quantum Functional Semiconductor)가 서울대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고온초전도체와 자성체의 연구결과뿐 아니라 분자수준의 나노구조물과 양자 기능 반도체, 그리고 바이오물질의 유기 합성금속의 나노구조물에 대한 연구성과 결과 보고가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물질의 합성에서부터 그것들의 광전자 특성, 전기적 자기적 특성, 고자기장에서의 연구, 전자스핀공명(ESR), 핵자기공명(NMR), 양자기능반도체의 특성과 응용, 테라급 나노소자의 연구, 그리고 현상론적인 해석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와 폭 넓은 분야에 대한 노벨수상자 7명의 기조강연과 58명의 초청강연, 그리고 약 80개에 이르는 국내외 연구자들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전문 과학자들의 깊은 연구 성과들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었다는 것 뿐 아니라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이번 학술대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들의 기조강연은 기존 학회에서 볼 수 없는 영광스런 강연이었다. 7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J. R. Schrieffer 교수를 시작으로 I. Giaever(73년 물리학상), A. J. Heeger(2000년 화학상), A. G. MacDiarmid(2000년 화학상), H. Shirakawa(2000년 화학상) R. R. Ernst(91년 화학상), H. Kroto(96년 화학상)의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 석학 참여

 

「Electronic polymers: New materials for the 21st century」라는 주제로 발표한 A. G. MacDiarmid(미국 텍사스대,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현재의 다양한 정보산업은 실리콘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앞으로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물질로 지난 25년 전 전도성고분자가 발견된 이후 이와 관련한 유기고분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유기고분자에 대한 새로운 소자로서의 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앞으로도 그 개발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 예로 플라스틱 혹은 종이와 같은 회로 기판에 유기 전자 회로를 구성한 소자 개발을 들었다. 

 

또 요즘 많이 행해지고 있는 DNA의 응용에 관한 연구로 「Gene Sensors: Detection of Specific Targeted Sequences on DNA」 라는 제목으로 A. J. Heeger(미국․캘리포이나대)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과 이어진 토론에서는 물에 녹기 쉬운 conjugated polymer와 펩티드 핵산을 이용해 DNA를 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화학적 DNA 센서를 제작하고 응용하는 방법에 대한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실리콘 칩을 대신 할 유기고분자에 주목 

 

물론 노벨 수상자들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직접 강연을 들을 수 있어 의미가 있었고, 강연 내용의 깊이 뿐만 아니라 석학들의 끊임없는 연구에 대한 관심에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과학 분야에서 한국에 노벨 상 수상자가 없다는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국내의 연구수준과 전문가들의 노력이 외국수준에 못지않은 저력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국내의 연구수준이 세계수준으로 더욱 향상되기 위해서는 연구원들의 노력 뿐 아니라 연구 기자재에 대한 기술력, 이공계의 육성과 더불어 연구원의 육성과 같은 연구 환경 조성이 더욱 체계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현정 물리학과ㆍ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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