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번 낮을 수록 투표율 높았다

▲단대별 투표율 분석 총학생회(총학) 선거에서의 최근 3년간 단대별 투표율을 비교해보면 사회대, 법대 등 대부분의 단대는 비슷한 투표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의대는 62.9%(01년), 52.3%(02년)에서 21.2%(03년)로, 치대는 72.8%(01년), 65.2%(02년)에서 6.0%(03년)로 올해 급격하게 투표율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의ㆍ치대에서 많은 표를 얻었던 전국학생회협의회(전학협) 계열의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45대 총학선거에서 전학협 계열의 「코페르니쿠스」 선본은 전체득표율이 16.1%였으나 연건캠퍼스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41.5%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 46대 총학선거에서도 같은 계열의 「퓨어상스」 선본이 연건캠퍼스에서 37.8%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연건 캠퍼스에서 선본들의 선거운동이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는 점, 치대의 축제일과 투표일이 겹쳤다는 점 등이 의ㆍ치대 투표율 저조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자호씨(의학과ㆍ99)는 “작년까지는 각 선본이 연건 캠퍼스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했으나 올해는 일부 선본만 선거운동을 했을 뿐 플래카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약대는 올해 84.5%로 단과대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수의대는 2001년 3.3%, 2002년 9.9%에 이어 올해도 6.7%로 투표율이 3년 연속 한 자릿에 머물렀다. 또 음대와 미대도 각각 20.1%, 30.2%로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나운성씨(수의학과ㆍ00)는 “수의대 건물 근처에 투표소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돌리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생과대, 농생대 등 투표율이 꾸준히 증가 추세인 단과대도 있다. 2003년 농생대 학생회장 홍형석씨(응용생물화학부ㆍ97)는 “수원 캠퍼스에 있을 때는 총학생회의 의미가 학생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농생대가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게 되면서 투표율이 많이 증가한 것 같다”고 투표율 증가추세의 원인을 분석했다.

 

▲학번별 투표율 분석 학번별로 투표율을 분석해보면 03학번이 58.8%로 가장 높으며, 02학번 49.1%, 01학번 50.3%, 00학번 42.6%, 99학번 37.8% 등으로 학번이 높아질수록 투표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96학번 이상은 총 787명 중 18.9%만 투표해 매우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고시나 취업 준비 등으로 인해 고학번들이 선거에 무관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특히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법대와 사회대의 투표율을 분석해보면 잘 드러난다. 법대와 사회대는 03학번의 투표율이 각각 73.7%, 81.3%로 아주 높은 반면 96학번 이상의 투표율은 각각 12.5%, 28.3%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또 저학년에 비해 여러번의 선거를 거치고 기존의 총학 활동을 오래 지켜본 고학년일수록 총학에 대한 만족과 기대가 감소하고 총학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게 되면서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의견도 있다.

 

윤주열씨(농경제사회학부ㆍ98)는 “주위에 있는 많은 친구들이 선거에 참여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투표하지 않았다”며 “취업 준비 등 현실적인 문제에 더 신경을 쓰다 보니 선거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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