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항공공학부 윤영빈 교수

지난 4월 8일 우리는 소유즈 로켓을 타고 우주로 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을 배출하였다. 이는 ‘유인 우주시대’로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의미있는 사건으로, 항공우주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고무적이다. 1961년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구소련의 우주인인 가가린 이래로 그간 35개국에서 474명이나 되는 우주인이 배출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의 우주인 배출은 사실 시간적으로 많이 뒤진 것이었다. 일본은 이미 1992년 아시아 최초의 우주인을 배출했고, 중국은 2003년 세계에서 3번째로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개가를 올렸다.

이 시점에서 과거 반세기 동안 많은 국가가 우주개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60년대 냉전시대에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에 대한 주도권 싸움은 일종의 전쟁과도 같았다. 마치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전 세계를 지배한다”는 생각에 양국은 우주개발에 첨예한 경쟁을 하게 된다. 케네디 대통령은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야심찬 ‘아폴로 계획’을 발표하고, 1969년 성공함에 따라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미국은 닉슨 대통령의 ‘스페이스 셔틀 계획’, 레이건 대통령의 ‘스페이스 스테이션 계획’, 부시 대통령의 ‘달 우주기지 건설’, ‘화성탐사 계획’ 등의 우주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강력히 추진하여 현재 우주 최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중국은 중화민족의 우수성과 과학기술의 역량을 과시하고자 국가주도의 지속적인 우주개발계획을 추진해, 2003년 자력으로 유인우주선 선조우 5호 발사에 성공하였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은 3대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했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국제적으로 그 수준을 인정받게 되어 해외자본 유치가 급증하게 된다. 또한 일본도 일찍이 우주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개발정책을 추진해 4대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 시대에 우주개발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우주의 무한한 잠재성’ 때문이다. 현재 인류는 고갈되어 가는 자원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구 곳곳에서 끊임없는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주 선진국들은 지구의 미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자원을 우주에서 확보하기 위해 ‘달기지 건설’, ‘화성탐사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7년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여 향후 10년간 인공위성과 발사체 개발, 그리고 우주탐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간의 계획이 ‘사업중심’이었다면 향후 계획은 ‘핵심우주기술 확보 중심’으로 ‘자립화’가 그 핵심 내용이다. 그렇지만 지난 정부에서 국가우주개발 정책을 이끌어 왔던 과학기술부가 독립된 정부기관으로 유지되지 못한 현 상황에서 과연 정부가 우주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 수립된 우주개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국가의 미래는 현재의 노력에 달려있다. 이미 많은 국가가 우주를 선점하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우주경쟁의 시대이다. 우리나라도 ‘우주인 시대’를 맞이하여 우주개발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인지하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우주개발에 투자해야만 향후 후속세대의 미래가 밝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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