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감정이 아니다. 사랑은 ‘소통’이다.”

지난 6일(화) 독일의 사회학자 크리스티안 슐트(Christian Schuldt)의 『낭만적이고 전략적인 사랑의 코드』가 출간됐다. ‘사랑’이란 단어만 보고 이 책을 로맨스 소설이나 연애기술서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저자는 독일 사회학계의 거장 니클라스 루만의 시스템이론을 바탕으로 사랑을 의사소통의 코드로 규정하고, 그 변천사를 ‘사회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분석한다.  

책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사랑을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17, 18세기를 거쳐 형성된 과거의 ‘낭만적인 사랑’ 코드에서는 개인은 사랑에 빠진 사람을 ‘개성을 가진 유일한 이’로 생각했고 낭만적 사랑을 통해 넘
쳐나는 주관성을 표현했다. 18세기말에는 이러한 낭만적 시각에 자기성찰이 결합되면서 오늘날 사랑의 코드와 유사한 형태가 성립됐다.

이어 책은 대중매체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낭만을 실용적으로 ‘연출’하는 오늘날의 사랑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사랑의 코드는 대중매체와 온라인 공간에서 양분을 얻는다. 현대인들은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사랑의 코드를 습득하고 미니홈피에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전시한다. 이처럼 오늘날의 사랑은 기존의 ‘낭만’에 ‘전략’이 더해진, 과거보다는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 저자는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유연하고 유동적인 사랑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표현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루만은 시스템이론에서 “근대적 사랑의 전형인 ‘낭만적 사랑’이 퇴조하면서 이해관계의 차가운 계산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사랑의 미래를 비관한다. 하지만 슐트는 루만의 이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그는 “낭만적 사랑은 여전히 서구사회를 지배하는 정신적 헤게모니”라고 주장하며 낭만적 사랑과 실용적 사랑이 결합된 모습을 냉철하게 보여준다. 독자들은 책이 제시하는 낭만적 사랑과 현실적 사랑이 중화된 새로운 사랑의 코드를 통해 자신의 사랑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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