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에게 퇴임은 없다

“미술을 하는 사람에게 정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퇴임 인터뷰는 나랑 어울리지 않아요.”

여전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많음을 강조하는 엄태정 교수. 그는 “교수 생활 동안 학생을 가르치며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며 “그러한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58년 미대에 입학한 후 조각을 시작했다. “당시 조각을 전공한다는 것은 힘든 생활을 의미했다”며 “조각에 대한 열정이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엄 교수는 “현대조각의 아버지 ‘브랑쿠지’를 학부 때부터 짝사랑해 왔다”며 그의 작품세계에서 보이는 ‘동양적 성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밝혔다. 67년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에 「절규」를 출품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화단에 데뷔한 후 4회에 걸쳐 특선을 수상해 국전 추천ㆍ초대작가가 되었다. 그의 작품은 아셈 타워, 대법원 등에 전시돼 있는데 교내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개교 50주년을 맞이해 제작된, 학교 상징물인 학을 형상화 한 문화관 앞 ‘쌍학상’이 그것이다.

엄 교수는 “미대 학생들은 학부 과정을 완성의 단계가 아닌 수련의 과정으로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학들에게서 “나를 앞 설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미술계를 밝힐 희망과 열정을 느낀다”며 “어려운 과정 후에는 반드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2005년 독일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엄 교수는 퇴임 후에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계속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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