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여름이 아직은 아쉽다는 듯 무덥고 변덕스러운 날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더위가 수그러들고 관악산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선선한 가을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자하연의 수면 위로 단풍잎이 떨어지기 전에 많은 선배님들이 정든 교정을 떠나신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 속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가 얼마 전 대학에 입학할 때의 마음가짐을 생각하며 졸업하시는 선배님들의 감회가 어떨지 조금이나마 헤아려봅니다. 선배님들께서는 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악산 품에서 수년간 값진 노력의 땀방울을 흘리셨겠지요. 단순히 학문을 연마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과 품성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고 웃고 협동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으셨을 것입니다. 이런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신 선배님들은 지금쯤 졸업의 기쁨과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으실 것입니다. 매일 버스를 타고 지나던 서울대 정문, 시험을 앞두고 붐비던 도서관 열람실, 봄마다 벚꽃이 만개한  캠퍼스의 모습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자신 있게 사회로 진출하시리라 믿습니다.

졸업하시는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비록 저에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배님들은 항상 큰 힘이 돼주셨습니다. 선배님들도 지금 저희가 신입생으로서 겪는 똑같은 고민과 방황을 하셨겠지요. 모든 것이 새로웠기에 불안함 속에서 갈팡질팡하던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와 격려로 이끌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수업시간에 보여주신 열성적인 발표와 조별활동에서 보여주신 자상한 배려는 저희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우리도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봄 학기였습니다. 저희들은 강의시간, 동아리활동, 축제, 그리고 엠티에서 보여주신 선배님들의 한결같은 모습을 가슴에 새기고 또다시 다가오는 새 학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선배님, 지금은 국제적 차원의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학문 및 전문분야에서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합니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보다 조금 앞서가기 위해 항상 다양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갖추어 나가시는 선배님들께 영광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선배님께서 항상 자랑스러운 모교를 마음에 소중히 간직하고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지성인으로서 갈등과 대립보다는 배려와 관용의 마음이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셨던 고 이종욱 박사님께서 보여주셨던 것처럼 봉사와 사랑의 정신으로 도움이 필요한 전세계의 사람들을 위해 일하실 선배님들의 당당한 모습을 생각하니 저희들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이제 곧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겠지요. 선배님들께서 서울대 교정에 바친 수년간의 열정과 노력이 다가오는 가을부터 튼실한 결실을 맺었으면 합니다. 저희들도 선배님들의 길을 성실히 따라가겠습니다. 미래를 향해 자신있게 걸어가시는 발걸음에 항상 희망찬 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강경모
의예과·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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