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상 주체적인 시각으로 연구해야

“서울대의 철학 연구성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남영 교수는 “세계적인 학자들이 이 성과를 수용하고 활용하는 문제만 남았을 뿐”이라며 철학과의 발전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의 원전독해능력과 동서철학의 이해수준은 실로 상당한 수준”이라며 “이제 학교에서 학생들이 남부럽지 않게 연구할 수 있는 연구기반 조성에 힘써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의 외국 유학 열풍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외국사상을 공부하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동양철학과 유가철학 전공자로, 남명 조식의 사상을 연구해왔다. 현재 남명학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퇴계와 율곡에 치우친 현 한국유학 연구풍토에서 남명학의 학문적 깊이를 재조명해, 사상의 다양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76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후, 동아문화연구소 소장, 철학사상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후학들에게 직접적인 당부를 하는 대신에 “중일사전을 가지고 중국어를 공부하다 자연스레 일어까지 독파하게 되었다”며 학창시절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젊은 시절에 지녔던 학문에 대한 열정을 후학들에게도 기대하는 듯했다.

퇴임 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이 교수는 “여유로워진 시간에 취미생활인 등산과 야생화 공부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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