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키우며 박사학위… 여성학 연구 계속 할 것

“인생의 큰 숙제를 하나 마친 듯한 기분이에요.”

사회학 박사과정의 ‘늦깎이 졸업생’ 이재인씨는 1978년 서울대에 입학한 뒤 현재까지 20년 넘게 이어진 학업을 마치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씨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잠시 학업을 중단했다가 1994년부터 다시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석사학위를 받고 1998년에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한 이후 타 대학 강의를 병행하며 현재까지 학업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결혼, 출산, 양육과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아이가 셋이나 되니 양육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았죠” 그럼에도 학업을 계속 해온 이유는 전공인 여성학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학부 시절부터 실천적인 학문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여성학 연구가 적성에 맞고 재미있기도 하고요.”

1980년도 총여학생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이씨는 뭐든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미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도 많이 나았나보다”며 웃는 이씨에게서 어려움을 딛고 긴 기간동안 학업에 정진해 온 사람의 여유가 느껴졌다. 올해 이씨를 포함한 사회학과 박사 졸업생들은 모두 전공이 여성학이다. 이씨는 “최근의 이러한 현상은 아직까지 여성학의 변방지대였던 서울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제 여성학은 사회과학계에서도 주류 학문으로 부상했고 서울대도 여성연구소와 여성학협동과정을 중심으로 여성학 연구와 교육에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성연구소에 남아서 연구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이씨는 “강의를 통해 여성학 교육에도 힘쓰고 싶다”는 졸업후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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