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지구 반대편 뉴욕에서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나비효과. 세계보건기구(WHO)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Gro. Harlem Brundtland) 전(前) 사무총장은 “식품 무역의 세계화로 한 나라의 사소한 식품 오염이 수입 국가에는 엄청난 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식품 안전의 역할을 과거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의 세계화’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이제 다른 나라의 날갯짓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국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는 천안문 시위에 참여해 투옥된 경력이 있는 저우칭(周勍)이 직접 중국의 식품 생산 및 유통과정을 치밀하게 취재해 작성한 현장보고서다. 그는 피임약을 녹인 물에서 자란 생선, 농약으로 범벅이 된 야채, 표백제로 재배한 콩나물 등 중국의 처참한 음식물들을 고발한다. 저우칭은 이 책으로 독일 베를린 율리시스 보도문학상을 수상하며 끈질긴 취재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저자는 “법률에 의한 통제, 언론의 감독, 분명한 상벌이 유일한 세척제”라며 체제를 고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식품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기능성 식품으로 건강을 챙기고 싶을 만하다. 나라마다 정의는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능성 식품은 건강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가진 재료를 가지고 제조, 가공한 식품을 뜻한다. 기능성 식품은 정말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줄까?

『슈퍼토마토와 백신바나나』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생화학, 독물학 등을 전공한 마르쿠스
브라이언(Marcus Brian)은 구체적인 자료를 인용해 기능성 식품의 허와 실을 설명한다. 허울 좋은 이름 때문에 가격은 배 이상 비싼 슈퍼토마토와 백신바나나 등 기능성 식품은 실제로 별 효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운동선수용 기능성 식품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장은 많은 양의 영양소를 그렇게 빨리 흡수할 수 없다”며 “가스가 생기고 설사를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결국 기능성 식품이 소비자의 건강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챙겨줄 뿐이라고 지적한다. 덧붙여 그는 통계자료를 만든 연구소가 후원업체 등과 어떤 이해관계로 얽혀있는지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브라이언은 건강과 장수를 위한 네가지 비결을 제안한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화를 잘 내지 말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해답은 다소 식상해 보인다. 저우칭도 “감각 기관이 없는 생물은 가장 먼저 도태된다. 감각을 잃어 버리면 상처입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농사도 지을 줄 모르고, 기계도 만들 줄 모르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해결책은 ‘깨어있는 소비자의 손’이라는 식상한 답만이 진정한 해결책인 것이다. 『중국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와 『슈퍼토마토와 백신바나나』는 불법행위를 고발하고 합법행위의 이면을 파헤친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잠시 주춤했던 당신의 식품안전감각을 일깨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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