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의 벽두에 앞서 발표된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복제 연구 성과의 세계적 쾌거는 우리 모두가 축하해 마지아니할 감격스러운 일이다.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쉴새 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이루어낸 그의 놀라운 업적은 단순한 치하만으로 그칠 수 없는 더 깊고 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황우석 교수는 세계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하여 파키슨 병, 당뇨병 등 같은 난치 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으며 한편으론 생명복제에 따른 윤리 문제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전기를 제공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연구여건은 외국의 전문가들을 놀라게 한다. 그는 전셋집에 살며 연봉은 6천만원 정도이다. 1년 전에 입주한 관악캠퍼스 85동 6층의 생명공학 연구실은 50평 남짓한 공간으로 여기에서 40여 명의 연구원들이 불철주야 상주한다. 연구를 위한 가축은 차로 몇 시간 떨어진 농가의 돼지 사육시설과 소 연구용 임대시설에서 얻는다. 하지만 그는 풍요 속에 나태를 경계하며 부족한 상황에서 최선을 견지하는 태도로 연구에 정진하였고, 결국 놀라운 연구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과학계가 갖고 있는 이공계 교육과 현실에 대해서도 매우 의미 깊은 메시지를 준다. 즉 현실적인 전망과 여건이 어떠하든, 생명과 인간에 대한 진리의 탐구로 인류에 대한 사랑을 구현하려는 사명감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연구 성과는 새학기를 맞이하는 우리들과 올해 새로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학문의 정도를 일깨워 주는 본이 되며, 과학자의 연구 여건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획기적으로 있어야 함을 자각하게 한다. 최근 보도 자료에 의하면 교내외의 지원과 여건의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는 생명복제의 윤리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본격적인 논의와 사회적 합의 및 정부의 정책 등이 요구되는 시점에 있음을 알려준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유수한 나라는 생명복제의 윤리에 대한 법을 제정하거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논의가 계속 있어 왔다. 즉 복제된 동물 등의 경우를 통하여, 생명복제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 얼마나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았고, 생명복제의 윤리문제가 사회적, 종교적 혹은 인간적으로 매우 심각한 사항임을 인지하여 왔던 것이다. 이에 대해 황우석 교수는 당분간 줄기세포 단계에서만 연구하겠다고 하며, 아울러 1년 동안 복제 실험을 중단하고 정부의 결정과 국민적 합의를 기다리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생명복제 윤리에 대한 논란이 이미 수년 전부터 종교계․학계 등에서 있어왔고 내년에는 생명윤리법이 발효된다고 한다. 이제 생명복제 연구에 대한 윤리적 측면에 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어 정책적으로나 국민적으로 합의된 규정과 방향이 정립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하여 생명공학 연구 및 실험 등이 합의된 규범 하에 위축되지 않고 발전해야 하며, 우리나라 과학계의 세계적인 위상정립과 제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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