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시작된 급격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본부가 7월부터 승용차 홀짝제, 야간 조명 소등을 비롯한 에너지절약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현실을 무시한 행정 집행으로 인해 여러 학내 구성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5층 이하의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과 6층 이상에서의 격층 운행, 에어컨 구동 감축, 그리고 야간 조명 소등과 같은 조치는 여러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과 편의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방학 중에 관악사 독서실의 에어컨 구동을 줄인 결과 독서실 이용자 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또한 교직원들의 반발로 홀짝제도 존폐 여부가 논의에 들어갔다. 특수한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본부가 무리하게 일괄적으로 정책을 도입하는 바람에 이러한 문제들이 불거지는 것이다. 

물론 고유가 시대에 학교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실현 가능한 조치를 시행해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것은 행정 집행자의 시각에서 볼 때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즉각적인 효과를 위해 에너지절약대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우선해 구성원들의 불편과 에너지 감축 효율 사이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책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강제한다고 하더라도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동참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대책의 실효성이 얼마나 나타날지도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9월 초 현재 국제 유가는 에너지절약대책이 실행되었을 때에 비해 30달러 이상 하락했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명분도 약화된 지금 에너지 대책을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더라도 합리적인 수준의 조정을 거치는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지극히 당연하다. 또한 비단 이번 사례뿐 아니라 앞으로도 학내 구성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발효되기 전에는 반드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이 선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다빛 사회과학계열․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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