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본부가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자유전공학부’가 무수한 소문들을 만들어내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 신설과 관련된 이야기들의 내용은 주로 기존 학부들과 비교되는 학과 선택의 유용성과 그 외의 부수적 혜택 등으로 수험생 및 재학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정작 학교 측에서는 수험생이 알아야 할 학부관련 입시안이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비롯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에게 굉장한 부담이 됨은 물론 아무 정보가 없는 재학생으로서도 소문의 진의를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소문은 그 자취만 진하게 남긴 채 2학기의 시작을 어수선하게 하고 있다.

한편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가까워 옴에 따라 학교 측의 발표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원가나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심사 기준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입학 가능 점수대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수험생들은 물론 학원가의 입시 전문가들조차 입시의 방향을 잡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존 학과․반의 개념과의 상충’, ‘동문회 설립 문제’, ‘문․이과 과목 강제이수의 효율성 문제’등이 제기되고 있다. 로스쿨 신설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의 명확한 입시안과 학과 신설 세부계획의 발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 한분야에서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폭넓은 소양이 있는 학생을 뽑겠다는 자유전공학부의 취지는 물론 바람직하다. 하지만 본부는 단순히 ‘자유전공학부 신설’이라는 발표만 해놓고 근거 없는 추측과 소문이 난무하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학교 측에 명확한 기준과 계획이 있다면, 더 이상 혼란이 가중되기 전에 뜬소문을 진정시키고, 허위 소문으로 인해 서울대 구성원 전체의 통합과 화합의 흔들린 골을 다시 한번 단단하게 매듭짓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치홍  인문계열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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