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새내기라는 꼬리표를 단지도 반 학기가 지났다. 나는 공대에 재학 중인 남학생인데 공대는  다른 단과대에 비해 여학생 수가 적은 편이다. 주로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도 남학생이 대부분이라 서울대에서 여학생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 우연히 ‘서울대에서 여학생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기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학교에서 여학생으로 지낸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이 부끄러웠고 반성을 하게 됐다.

서울대 여학생은 다른 대학의 여학생과는 확실히 다른 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 같다. 굳이 멀리 사회로 나가지 않더라도 학교의 주위 여학생들을 보면 확실히 미팅 선호대상은 아니다. 주로 미팅을 한다면 상대는 서울대 남학생인데 확실히 남자에게 서울대 여자친구란 타이틀은 부담스러운가보다. 이런 단편적인 사례만 봐도 확실히 서울대 여학생은 타 대학 여학생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만은 틀림없다.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봤더니 아직까지는 남자와 여자의 일이 구분돼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생각이 굳이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연애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또 소위 서울대 여학생의 ‘똑똑하고 뭔가 남다른’ 이미지는 그 사람이 실제로 그런가 아닌가 여부를 떠나서 이미 여학생들을 ‘그들이 생각하는 여학생’으로 만들어 버리는 듯하다. 여성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서울대 나와서 깎아먹는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아이를 출산하고 나면 한계에 부딪힌다는 말은 안타깝게 다가온다. 여자가 아닌 내가 그들의 심정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기사에서처럼 굳이 ‘사회적 손실’이라고 말한 이유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저 개인들의 사례라고 볼 것이 아니다.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별을 떠나서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서울대의 의미가 남다른 탓에 서울대 ‘여학생’은 의도치 않게도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것에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가까이는 우리의 선배, 동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서로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박재영 공학계열․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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