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자 『대학신문』을 통해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기성회회계의 문제를 알게 됐다. 본부는 기성회비를 “국가의 지원이 미비해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재원”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그 혜택이 학생이 아닌 교직원에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매학기 받는 등록금 고지서를 보면 수업료와 기성회비가 따로 나오는데, 물론 수업료보다 기성회비가 5배 더 많다. 이 고지서를 보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대학은 수업 듣기 위해서 오는 곳이다. 그렇다면 수업료만 내면 되지 왜 기성회비라는 불분명한 돈을 내야 하는 건가.” 이런 물음에 학교는 이렇게 답한다. “서울대는 국립대이지만 국고지원율이 낮아 필수 사업을 수행하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회비를 통해 자체적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수단밖에는 다른 수가 없다.”

물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낙후된건물을 보수하거나 새로운 교육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명확한 이유 없이 교직원에게 제공된 교육지원비, 행정지원비, 교재연구지원비 등은 문제가 있다.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지도 못하고,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되지도 않는 부분에 기성회비를 사용한 것은 학교 측에서 기성회비 운영을 안일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최고대학이라 불리는 우리학교는 ‘신양학술정보관’이나 ‘경영대 SK관’ 등 외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교육시설도 많다. 또 많은 개인과 기관에서 앞다투어 발전기금이나 학교 지원금을 출연하기도 한다. 이장무 총장은 발전기금을 약 1500억원이나 모았다고 했다. 이렇듯 학교는 많은 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회비가 매년 8~11%씩 오르는 것 또한 납득되지 않는다.

학생에게 기성회비 납부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학교의 방만한 기성회비 운영으로 잃어버린 신용부터 찾을 것을 당부한다. 교직원에게 기성회비를 제공할 때에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제공 내용에 대해서도 홈페이지에 공지하는 등 ‘기성회회계’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김민성 독어교육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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