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의미에서 기초교육원이 2008년부터 학부교양과목으로 ‘서울’이라는 도시를 주제로 한 관악모둠강좌를 개설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 과목은 옴니버스 강좌로 진행되면서 서울의 역사와 문화, 경제와 사회, 장소와 경관, 지역사회와 일상생활 등을 세계화 및 지방화라는 시대조류 아래서 조명해 보고 있다. 기초교육원이 이 강좌를 개설하면서 주문한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서울에 대한 이해를 통해 건강한 시민의식을 함양하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오늘의 보편화된 도시조건이 문명화된 도시사회의 질서와 규범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양있는 도시민이 되는 것은 도시의 시대를 사는 한국인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한편 세계 조류를 앞서가는 한국의 도시화는 대학으로 하여금 건전한 도시민의 소양을 길러주는 것을 넘어서는 전문적 지적(知的) 활동을 요청하는 듯하다. 그것은 당면한 오늘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내일의 도시를 보다 나은 삶의 조건으로 만들기 위한 규범적이고 창의적인 도시계획 교육과 연구다.
유엔은 점차 보다 많은 사람이 도시에 살게 될 뿐만 아니라 인구 규모가 큰 대도시로 몰려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은 교역, 문화, 정보, 산업의 중심지로서 국가와 지역의 번영과 쇠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편 양극화된 사회계층구조 속에서 빈곤의 집결지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 같은 인구 천만 이상의 거대도시(mega city)가 21세기의 세계경제질서와 국가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시민 삶의 양식의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중적인 도시화가 좁은 국토에서 일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세계 도시화의 추세를 앞서 경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류문명에서 가장 밀집된 도시사회의 생활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의 세기, 도시의 시대를 맞아 대학에서 도시가 보다 비중있는 탐구의 영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광중 교수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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